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총기 난사 원인은 비디오 게임과 정신 질환"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6 17:44

수정 2019.08.06 18:37

트럼프 대통령 대국민 성명
민주 "규제 아닌 소지자에 초점"
'백인 우월' 대변인 노릇 비판도
"정신질환과 증오가 방아쇠를 당기지 총기 자체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다"

지난 주말 미국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0여분간 이어진 성명을 통해 그간 대선 승리 전략으로 사용해 왔던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거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총기 난사 사고의 원인으로 비디오 게임과 정신 질환을 지목했다. 이에 민주당은 트럼프가 총기 규제보다 총기 소지자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과 편협한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한다. 이 사악한 이데올로기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밝힌 뒤 이어 "우리 사회의 폭력 미화를 멈춰야 한다. 여기엔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비디오 게임도 포함된다"고 밝혀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을 비디오 게임 중독으로 돌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을 찬양하는 문화를 없애야 한다"며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들의 총기를 압수하고 강제로 감금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성명 초안에서 이민개혁 법안 문제와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법안에 대해 연계하려 했지만 보좌관들의 만류로 성명에서는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성명과 관련해 야당인 민주당과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극적인 규제안에 대해 비판하며 "총기 보유자에 대한 보편적인 신원 조회를 가능케 하고 공격용 총기에 대한 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도 "공화당은 미국 총기협회를 기쁘게 하는데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 도시개발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는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종종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변인 노릇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성명에서 총기 난사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비디오 게임이 지목되자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ESA는 "16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이 게임을 한다"며 "게임을 즐기는 다른 사회에서는 미국처럼 비극적인 폭력 사태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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