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블록체인 산업엔 암호화폐도 필요" 정책 공감대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7 18:00

수정 2019.08.07 18:00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도 답답함 토로하며 정책 마련 촉구 "부산 블록체인 특구 지정이 정부 입장 변화 이끌 것으로 기대" 금융감독원 FIU도 "암호화폐 직접규제" 필요성 언급

암호화폐가 자금세탁 용도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 건전하게 거래, 유통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함께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암호화폐 거래 관련 규정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이 개정안을 다듬어 암호화폐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암호화폐 발행 금지 등 비합리적인 규제도 하루발리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인허가제를 도입해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직접 규제에 나설 준비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부산을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한 것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관련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암호화폐는 실생활에 활용될테니 정책 마련해야”


7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정부·기업·국민이 함께하는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에 참여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암호화폐를 가장 우아한 사기라고 바라보고 있던 정부도 페이스북을 비롯한 새로운 암호화폐가 등장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해 새로운 판단을 내릴 시점이 됐다”며 “최소한 핵심적인 두가지 규제인 암호화폐 발행 금지와 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의 블록체인 기업 투자 금지는 풀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7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정부·기업·국민이 함께하는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에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왼쪽 네번째)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왼쪽 두번째)를 비롯한 참여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7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정부·기업·국민이 함께하는 블록체인 즉문즉답 토크쇼에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왼쪽 네번째)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왼쪽 두번째)를 비롯한 참여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날 토크쇼 행사에는 민병두 의원, 김영훈 의원과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전 경제부총리), 유재수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과 함께 국내 대표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인 김서준 해시드 대표와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신현성 테라 대표가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의 암호화폐 관련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토크쇼 참여자들은 암호화폐가 결국엔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삶에 활용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병두 위원장은 “암호화폐가 어쩌면 현금없는 사회(캐시리스 사회)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처음에는 블록체인이 유통이나 관광, 금융 등의 기존 산업에 접목되겠지만 투기 등의 우려가 해소된다면 결국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분야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답답함 토로한 민병두 “정부 발상 전환” 촉구


업계에서는 비합리적인 규제를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서준 대표는 암호화폐 발행을 금지한 것과 모태펀드 자금을 받은 기관투자자들이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를 꼽았다. 신현성 대표는 블록체인 기업과 금융권과의 협력이 원천차단돼 있는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협 대표는 기존 규제가 모두 중앙화된 곳에서 책임을 지는 규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지금은 규제가 없는 것이 규제가 된 상황이며 규제가 없기 때문에 양질의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음성적으로 숨어버리고 있다”며 “부산 특구를 지정한 것이 정부가 어느 정도 틈을 열어준 것인 만큼 부산에서 변화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병두 의원은 “나도 암호화폐 관련해서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열건 열어야 한다고 얘기했던 사람인데 답답하다”며 “정부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데 이번에 작은 틈새가 부산 블록체인 특구 지정과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발행으로 열리지 않았나 싶다. 이번 토크쇼를 계기로 다시 한번 정기국회에서 많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블록체인미디어협회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공동 주최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김병욱 의원(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참여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블록체인미디어협회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공동 주최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김병욱 의원(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참여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FIU도 “암호화폐 직접규제” 필요성 언급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블록체인미디어협회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공동 주최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에서 김병욱 의원과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국회에서 계류중인 특금법 개정안을 하루 빨리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공청회에 참여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이태훈 기획행정실장도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암호화폐 자금세탁을 방지할 수 있다”며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암호화폐 규제를 직접규제로 전환해 규제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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