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굿모닝 사이언스] 4억년전 지구를 뒤덮은 나무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9 07:04

수정 2019.08.09 10:42

4억년 전 지구는 어떤 세상이었을까?
지질학자들은 4억1900만~3억5900만년 전을 데본기 시대라고 말한다. 이 시대는 종종 물속에서 육지로 올라와 지느러미를 네발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엽제 물고기인 '틱탈릭'이 살던 '물고기의 시대'라고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식물들의 진화적 진전도 상당했다.

데본기에는 한 때 현재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있어 식물들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숲들이 만들어지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갑자기 15분의 1까지 낮아지는 등 변화가 극심했던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지구 기후는 당시 큰 변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의 민진 교수와 북경대학교 지구우주과학과의 데밍 왕 교수가 최근 중국 안후이성의 신항 근처에서 25만㎡규모의 석송 나무들로 이뤄진 데본기 화석 숲을 발견했다고 9일(한국시간)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했다.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 제공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의 민진 교수와 북경대학교 지구우주과학과의 데밍 왕 교수가 최근 중국 안후이성의 신항 근처에서 25만㎡규모의 석송 나무들로 이뤄진 데본기 화석 숲을 발견했다고 9일(한국시간)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했다.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 제공

중국의 과학자들이 9일(한국시간) 세계적인 과학저널 셀의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엄청난 화석 숲의 발견 논문을 발표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최근 중국 안후이성의 신항 근처에서 25만㎡규모의 석송 나무들로 이뤄진 데본기 화석 숲을 발견했다. 이 화석 숲은 아시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숲이다.

신항 숲에서 발견된 석송은 가지가 없는 줄기와 잎이 무성한 왕관 같은 야자수를 닮았다. 석송은 주로 홍수가 나기 쉬운 해안 환경에서 자랐다. 이 나무의 크기는 보통 3.2m가 채 되지 않지만, 가장 큰 나무는 기린보다 더 큰 7.7m로 추정하고 있다.

거대한 석송이 번성했던 데본기는 다음 시대에 올 거대 양치 식물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시기였다. 이 시기 이후가 바로 석탄기로 우리가 사용하는 석탄 자원이 만들어진 시기다. 신항 숲은 나무가 높이 자랄 수 있도록 초기 뿌리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신항 숲이 발견되기 전에는 미국과 노르웨이에서 데본기 화석 숲이 발견됐었다.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의 민진 교수와 북경대학교 지구우주과학과의 데밍 왕 교수가 석송 나무 화석을 분석해 그린 그림.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 제공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의 민진 교수와 북경대학교 지구우주과학과의 데밍 왕 교수가 석송 나무 화석을 분석해 그린 그림.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 제공


중국 산둥성 린이 대학의 민진 교수와 공동 논문 저자인 북경대학교 지구우주과학과의 데밍 왕 교수는 "신항 숲은 나무들이 빼곡했을 뿐만 아니라 나무들의 크기가 작아 사탕수수밭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교수는 "신항 석송나무 숲은 해안을 따라 있는 맹그로브와 많이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화석이 된 나무들은 4m 두께의 사암층 아래, 그리고 위쪽의 지안 추안과 용추안 점토 채석장 벽에서 볼 수 있었다. 일부 화석에는 대포자(megaspores)를 가진 솔방울과 같은 것이 포함돼 있었으며, 화석화된 줄기의 직경은 나무의 높이를 추정하는 데 사용됐다.
연구자들은 "화석이 너무 많아 나무를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표시하고 세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