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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21세기 독립운동이 되기까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3 08:26

수정 2019.08.13 08:26

日 불매운동, 21세기 독립운동이 되기까지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 대한민국에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언급한 이후, 결국 지난 2일에는 우리나라를 수출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지정 해제를 단행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일본 상품과 관광을 불매하자고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 이제는 전국민 차원에서 불매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을 비롯한 100여개의 단체들은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한다고 선언했으며, 한 누리꾼이 만든 일본산 브랜드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국가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장려하는 웹사이트 ‘노노재팬’의 접속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한때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런 흐름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국내 7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했고, 편의점에서는 아사히, 기린이치방과 같은 일본산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40~50%가 줄어든 상태이며 앞으로도 일본산 브랜드 전반에 걸쳐 매출액 감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업계에서도 불매의 움직임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부분 여행사들에서 신규 예약은 50% 이상 줄고, 예약자 취소 건수도 전년 대비 50% 이상 많아진 상태다. G마켓, 옥션에서는 7월 1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일본 항공권 매출이 전년 동기 38% 감소했고, 반면에제주도, 대만, 싱가포르와 같은 지역 항공권 매출은 일제히 상승했다.

현지투어 및 액티비티 사이트들을 비교해주는여행 플랫폼 롤링포테이토는 자체 앱에서 사용자들이 일본 대체 여행지 정보를 등록하고 추천할 수 있는캠페인을 진행중이다. 이른바 ‘여행판 노노재팬’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일본 방문 감소는 특히 대마도, 아오모리, 구마모토, 규슈 등 한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던 일본 소도시에 큰 타격이다. 이에 대해 야마구치 요시노리 일본 규슈 사가현 지사는 “솔직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사가 공항 국제선 전체 승객에서 한국인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이 지역은 한국 여행객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가짜 뉴스들을 적극 인용하여 여론을 오도하려는 분위기다. 지난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재일 언론인 유재순 JP뉴스 대표에 따르면 산케이 신문과 같은 일부 일본 우익 매체들이 한국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을 사실 검증 없이 보도하고 있다. 또한 엄마 부대 주옥순씨의 “아베에 사죄한다”와 같은 발언 같은 경우에는 일본 우익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번역하여 여기저기 퍼 나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의 반응을 보았을 때 일본 불매운동의 흐름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한 누리꾼이 남긴 한마디가 화제다.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 제일 쉬운 게 돈 안 쓰는 일이다.
독립운동처럼 목숨 바치는 일도 아닌데 어려울 게 뭐 있나.” 20세기의 독립 투쟁이 그랬듯이 21세기의 독립 운동도 일본이 항복하지 않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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