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硏 전문위원
"사망자를 줄이는 교통안전 연구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교통) 안전에 대한 연구를 해야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서 교통 안전분야를 연구하는 이수일 전문위원(사진)은 16일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실생활에 필요한 교통안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7월 설립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손해보험의 고유영역인 교통안전, 자연재해, 금융환경변화 등을 연구해 위험을 분석하고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교통안전 분야의 경우 다양한 연구·분석으로 교통안전 개선은 물론 교통안전 관련 법·제도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전문위원은 교통안전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데, 특히 실생활 교통안전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보행안전에 미치는 영향 △주차장 사고특성(문콕) 연구 △마을주민 보호구역(빌리지 존) 정책 개선 연구 등이다. 이들 연구는 실생활 체험에서부터 시작된다.
문콕사고 연구의 경우 주차장에서의 본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문콕사고는 누구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차문을 여는 각도를 알아보니 30°가 사람이 내릴 수 있는 최소각도로 10㎝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2018년 주차폭이 2.3m에서 2.5m으로 확대되는 주차장법 개정에 반영됐다.
스마트폰 사용 보행안전 연구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마트폰 사용이 운전중에 위험하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보행중 안전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면서 "이 연구로 국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널때 스마트폰을 주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위원이 국도변 마을을 통과하는 차량의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진행한 '빌리지존' 연구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주관하는 교통사고 제로화 공모 아이디어 최우수상에 선정돼, 제8차 교통안전기본계획에 포함돼 실행되고 있다. 그는 "운행시 부근이 마을이라는 것만 알려줘도 운전자들이 과속을 하지 않는 등 안전운전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연구"라면서 "이 연구가 국가 예산사업으로 진행된다는 것에서 무한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의 교통 문화 개선을 위해선 운전자 관리, 특히 초보운전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면허를 따고 처음 운전습관이 안전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결과 2~3년간 배운 운전습관이 평생을 가더라"면서 "안전한 교통문화를 위해선 특히, 1년차 초보운전에 대한 관리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주거지역 불법 주정차는 어린이, 고령 보행자 사고의 원인이 된다"면서 "약한 처벌로 당사자들은 운이 나빠서 걸렸다는 인식이 많은데, 불법 주정차는 절대 하면 안된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법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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