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편 막혔던 아시아나·이스타·티웨이항공 한 숨 돌렸다
한국 항공사들이 중국 항공당국의 '말' 한 마디에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앞서 중국 내 모든 공항의 신규·임시·부정기편 운항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통보한데 이어 이날 국내 일부 국적 항공사들에 일부 정기노선까지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밝혀온 탓이다. 이런 소식은 중국 현지 여행사를 통해 해당 항공사 항공권을 구매한 이들에게까지 전달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예약 취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중국 항공당국은 돌연 국내 항공사에 정기편의 운항을 허락한다고 재통보했다.
16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민항총국은 자국 내 정시율(항공기 출·도착 예정시간 준수율)이 떨어지는 19개 공항의 노선을 감축하기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국은 자국 공항 중 정시율이 85% 이하인 10개 공항과 80% 이하인 9개 공항에 대해 노선을 감편한다. 정시율 85% 이하인 경우 전체 노선의 3%를, 80% 이하라면 5%를 줄인다. 지연 출·도착이 심각한 공항을 추려 해당 공항의 정시성을 떨어뜨리는 항공사의 운항을 막아 정시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 민항총국은 이를 위해 해당 공항의 노선 감편 계획을 마련했다. 자국 항공사의 노선을 줄이는 것은 물론 외항사 노선 감편도 포함시켰다. 티웨이항공(인천~싼야), 아시아나항공(인천~창춘), 이스타항공(청주~선양, 청주~하얼빈) 등 한국 국적항공사들의 노선감편도 포함됐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은 "중국 항공당국이 이 같은 기준에 따라 19개 공항의 노선을 감편한다는 의사를 일부 항공사들에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중국 항공당국의 이런 결정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전해졌다. 실제 중국 하이난 현지 여행사를 통해 17일 인천~싼야 노선 티웨이항공(TW621)편을 예매한 한 소비자는 "현지 여행사 관계자가 중국 정부로부터 티웨이항공편을 취소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제주항공을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날짜로 바꿀지 취소할지 의사를 물어왔다"고 전했다. 티웨이항공도 해당 항공편 결항 결정 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항공사들에겐 '지옥'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중국 항공당국의 입장이 돌연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4시께 중국 민항총국 동북관리국은 입장을 바꿔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에 정기편을 기존대로 운항해도 좋다고 통보했다. 티웨이항공 쪽 노선을 관리하는 동남관리국도 오후 6시30분이 지나 해당 노선을 종전대로 운항해도 좋다고 전해왔다. 당장 17일 항공편 결항을 공지를 두고 고민했던 이 항공사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3일 중국 민항총국이 오는 10월 10일까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신규·임시·부정기편의 운항 신청을 거부한다고 밝히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항공사이기도 하다. 당장 9월 1일 대구~장가계, 9월 2일 대구~연길 노선의 항공편을 운항하기 위해 이미 예약을 받은 상태였지만, 중국 측의 운한 신청 거부로 인해 이미 받은 예약을 모두 환불해줘야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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