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한국산 분유를 찾는 베트남 부모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구매능력이 높아지면서 고급 분유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국산 분유 가격이 내려간 것도 한 요인이란 분석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조제분유 베트남 수출액은 744만달러(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베트남 수출액인 855만달러(10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15년 1100만달러(133억원)를 돌파했던 베트남 분유 수출은 2016년 758만달러(91억원)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855만달러로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더니 올해는 수출 증가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시장 여건이 우호적이다. 베트남의 경제가 지속 성장하면서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데다 출생률 또한 한국보다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제품=고급'이라는 이미지도 잘 형성돼 있다.
특히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지난해부터 한국 조제분유 관세율이 10%에서 0%로 낮아졌다. 낮아진 관세율 만큼 마케팅 비용을 더 쓸 수 있게 된 셈이다.
현재 베트남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푸드다. 롯데푸드는 베트남 현지 영유아 식품 전문 판매 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지 분유 브랜드인 '뉴본(Nubone)'을 출시했다. 기존 수출품과 차별화해 2020년까지 연 매출 50억원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기업은 물론 글로벌 대형 분유업체의 벽을 넘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분유가 줄 수 있는 고품질의 프리미엄 이미지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제 수준이 올라와 고급 분유 소비가 늘어날 때까지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 가능성이 높아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는 등 매출을 늘리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분유 업체들은 그동안 중국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분유 중국 수출은 2016년 1억달러를 넘었으나 사드 사태로 2017년 6000만달러로 급감했다. 지난해 7900만달러로 다소 회복됐지만 올 7월까지 수출액은 4082만달러(494억원)로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각 기업별로 공장 한 곳당 브랜드 3개만 허가를 주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브랜드 수가 줄며 경쟁이 완화돼 성장폭이 컸지만 추가 브랜드 등록을 위한 중국 정부의 공장 실사가 무기한 미뤄지면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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