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신산공개가 결정된 잔혹한 역 살인사건인 ‘한강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가 이번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샀다.
장씨는 21일 오후 2시 보강조사를 받기 위해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고양경찰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이날 장대호에게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시키지 않은 채 얼굴을 공개했다. 장대호도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얼굴을 당당히 들고 한때 입가에 미소까지 띤 채 질문에 당당히 답했다.
“반성하고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제가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족들에게 미안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는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곧바로 답했다.
시신 유기 장소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장소에 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빨리 들어가야 한다”는 재촉에 대해서는 “왜 말을 못하게 하느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고려시대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다. 정중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당일 복수했다…”는 등 사건과 관련없는 말들을 하다 경찰의 제지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에 대해 장대호가 경찰에 자수한 이후 “내 정신은 멀쩡하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최근 취재진 앞에서 횡설수설 하는 게 정신 이상으로 보이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인 장대호는 지난 8일 자신이 일하는 서울시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인 피해자 A씨(32)를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방에 숨겨 놓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다.
또한 장씨는 훼손한 시신을 비닐봉투에 담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장씨가 시신을 유기한 12일 오전 9시 15분께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남단 부근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 시신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이 한강 수색작업 5일째인 16일 오른팔 부위를 발견하면서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 수사망이 좁혀오자 결국 장씨는 17일 새벽 1시께 경찰에 자수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도 이튿날인 18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B씨가 숙박비를 나중에 준다며 내려 하지 않고 반말을 해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0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장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날 취재진 앞에 얼굴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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