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양(28)의 장학금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23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섰다.
23일 오후 1시10분쯤 부산대학교 정문 앞에서는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정문과 도서관 등 많은 학교 구성원들이 오가는 장소 10여곳에 손수 대자보를 붙였다.
공동 대자보에는 이날 오전 11시기준 부산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 441명이 동참했다.
학생들은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의혹이 난무해지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와 커넥션이 의심되는 일부 교수들과 대학 본부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권현빈 행정학과 학생은(22·3학년) "처음 부정입학과 장학금 특혜 의혹을 접하고 조양이 공부도 제대로 안했는데 부모를 잘 만나 혜택을 받았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며 "총학생회가 초반에 입장을 내놓지 않아 학생들끼리 따로 커뮤니티에 모여서 의견을 형성해 자발적으로 대자보를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총학생회의 입장문은 이미 아는 사실들을 나열해 놓은 것이고 통보에 불과하다"며 "소통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자보는 오늘 장전캠퍼스에만 붙이지만 인원이 모이는대로 의전원이 있는 양산캠퍼스와 밀양캠퍼스에도 붙이고 확대시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전기컴퓨터공학부 1학년인 전모양(19)은 "다른 건 몰라도 장학금 특혜 의혹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대자보 붙이기에 동참했다"며 "학점이 1점대고 집이 부유한데도 불구하고 장학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교수 재량이라 하더라도 명확한 해명이 있었으면 한다"며 "학교의 진상규명에 대한 해명을 듣고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학생들을 모아서 집회를 여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대학본부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부산대 의전원 의과대학 장학생 선발지침 제10조 1항에 따르면 의과대학 외부 장학금은 성적에 관계없이 지급할 수 있다"면서 "장학금 지급을 결정하는 것은 해당 교수님의 재량이라 하더라도 유급을 당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국민과 많은 학생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외에도 조 후보자의 자녀에 대한 의혹들이 존재한다"며 "국민적 관심이 크고 학우들의 큰 박탈감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사안이기에 대학 본부와 의전원에서 해당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정확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관련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게 될 경우 앞장서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부산대 대나무숲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학교 본부와 의전원에 질의해 전달받은 내용 자체가 어떻게 조사를 통해 파악한 바가 되느냐"면서 "의전원 장학지침의 성적제한이 2015년 7월에 개정된 점에 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지침 개정안의 주도자가 누군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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