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규제할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최근 유튜브·아프리카TV 등 인터넷 개인방송에선 유명 BJ들이 성희롱과 폭행·모욕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아프리카TV '감스트' 등 3인은 생방송에서 여성 BJ를 언급하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친 적 있지" "3번 했다" 등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달 유튜버 '승냥이'는 개인방송을 진행하던 중 반려견의 머리를 가격해 동물학대 논란을 일으켰고, 같은 달 다른 유튜버는 '건방지다'는 이유로 출연자를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이외에도 2017년 한 남성BJ는 자신과 교제한 여성 BJ와의 성관계를 생방송 중 묘사해 기소됐고, 같은 해 한 여성 유튜버는 자신의 모교에서 상의를 벗고 춤을 추다 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이렇듯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 등은 방송이 아닌 통신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방송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받고, 방송을 제재하는 법적인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 8조 ‘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 정보 등’에 따르면 욕설과 비하적 표현 등의 ‘유해정보’에 대해 해당 정보의 삭제 또는 접속 차단, 이용자에 대한 정지 및 해지 등을 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해당 사업자인 아프리카TV가 따르지 않을 경우 적용할 수 있는 법적인 조항이 없다.
아프리카TV는 자사 운영정책에 따라 규제를 두고 방송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50명 이상의 직원이 3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시청자가 신고할 경우 모니터링 요원이 해당 방송을 확인하고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할 시 경고나 정지 조치를 내린다는 게 아프리카TV 측의 설명이다.
또 아프리카TV 운영정책에 따르면 '사회적 물의 및 서비스 이미지 실추 등 매우 중대한 위반의 경우' 등에 해당이 될 경우 회사는 방송 진행자에 대한 이용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용정지는 최소 3일에서 7일, 15일, 30일, 90일, 180일, 영구정지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이같은 운영정책에도 아프리카TV의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게 업계 통념이다. 개인방송으로 창출한 수익을 아프리카TV와 BJ가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BJ를 처벌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성희롱으로 논란에 휩싸인 감스트 등이 받은 징계는 가장 낮은 수준인 방송정지 3일에 불과했다.
또 유명 BJ철구는 지난 2013년 방송 중 성범죄자의 행위를 따라 해 영구정치처분을 받았으나 6개월 후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부인 폭행 논란 및 신체손상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게임 방송으로 이용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같은 해 연말 ‘2016 아프리카 TV BJ 대상’을 수상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제재해 달라는 청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에만 '동물학대 유튜버를 처벌해달라' '불법 성매매로 썰 풀며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를 막아달라' '남의 영상 무단도욕하고 이슈 만들어 수익창출하는 유튜버 막아달라' 등 청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하재근 평론가는 "시청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반복하다 보니 표현의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자극적인 콘텐츠를 해야 할 요인은 있는데 이를 감시할 규제가 없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인터넷방송은 일종의 하위문화처럼 인식돼 규제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왔다"며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감시할 장치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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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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