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생리대와 팬티를 하나로… 女心 읽은 ‘디테일’로 대박 행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5 16:50

수정 2019.08.26 13:20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단색
생리대와 팬티를 하나로… 女心 읽은 ‘디테일’로 대박 행진


여성 기능성 속옷 스타트업 '단색(單色)' 황태은 대표(사진)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늘 착용한다. 매일 가까이서 만지고 입으며 제품 개선과 신제품을 고민한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최고경영자(CEO)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서 황 대표를 만났다. 그가 단색 대표 상품 '논샘팬티'를 개발한 건 나의 불편이 누군가의 불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논샘팬티는 생리대와 팬티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팬티다. 5층 원단을 이용해 축축하지 않도록 흡수력을 높이고 생리혈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만들었다.

황 대표는 "여성들 중 생리대 밖으로 생리혈이 흐를까봐 휴지를 둘둘 말아 끼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며 "저처럼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생리대가 맞지 않는다. 아토피가 있는 딸이 나중에 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 직접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논샘팬티 제작과정에서 디테일에 승부를 걸었다. 2016년 사업을 시작해 2017년 4월 논샘팬티를 완성했다. 논샘팬티 5층 구조는 1년 4개월 실험 끝에 탄생했다. 원단을 꼼꼼히 골랐다. 5층 원단 순서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흡수력이 달라져 고민했다.

황 대표는 "테스트 모델을 20회 만들었다. 생리혈이 고이는 부분에 이염이 쉽게 돼 이염방지 분리선을 뒀다. 바늘구멍으로 혈이 셀 수 있어 특수 제작된 바늘로 팬티를 만들었다"며 "논샘팬티에만 특허 6개를 두고 있다"고 했다.

단색 상품은 여성 생애주기에 맞춰 계획된다. 논샘팬티로 시작한 단색 상품 라인은 심리스(무봉제)로 편안함을 더한 '자유속옷'과 레깅스 팬티가 합쳐진 '자유레깅스', 임부를 위한 'D깅스' 4개 제품으로 늘었다. 곧 요실금 속옷도 나올 계획이다. 내년에는 10대를 위한 상품도 개발 중이다.

여성을 이해하는 여성 속옷 브랜드가 나타나자 시장은 반응했다. 여성을 위한 기술 펨테크(FemTech) 추세에 맞춰 단색은 성장 중이다. 창업 1년만인 지난해 11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 예상매출은 30억원이다. 논샘팬티만 5만장 이상 팔렸다. 황 대표는 "제품을 다양화 하며 매출이 늘었다. 고객 피드백을 즉각 반영해 제품을 수정하고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했다.

단색은 올해 서울 합정역 인근으로 회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입어보고 살 수 있도록 쇼룸도 열 예정.

황 대표는 "온라인 구매에서 오는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아시아 시장도 진출할 수 있다"며 "딸이 초경을 하게 됐을 때 단색 속옷을 자랑스러워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hy Pick]
단색은 2016년 12월에 여성 기능성 속옷 사업을 시작했다. '홑 단'자와 '색 색'이라는 한문으로 만들어진 회사명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건강을 최우선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해 11월 933개 팀이 참가한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투자도 받았다. 지난해 12월 포스코기술투자에서 2억원,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1억원, IBK 1억원, N15 1억원 등 총 시드투자로 5억원을 유치했다. 지난 6월 SBA 3억, IBK캐피탈 6억 등 총 9억원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단색의 지속적인 제품개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IBK 창업벤처기업부 김상호 차장은 "라듐생리대 사건 등으로 여성용품 관심이 높아지며 단색의 기능성 속옷은 단지 이슈성이 아닌 확장성 있는 아이템으로 판단됐다"며 "단색은 스타트업 초기 간과할 수 있는 브랜딩, 소재를 고민했다.
매출 90%이상이 자사 온라인몰에서 발생하는 안정적 수익구조도 투자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