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배제 시행 당일인 28일 대기업으로서는 국내에 처음으로 유턴한 곳을 찾아 극일(克日)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시 북구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일본을 겨냥,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가 흔들리고 정치적 목적의 무역 보복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찾은 현대모비스는 대기업이 해외 자동차 부품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국내로 돌아온 첫 유턴 투자사례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부품공장 2곳 가동을 중단하고 대신 울산에 부품공장을 신설하여 2021년부터 배터리 모듈 등 전기차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5개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같이 돌아와서 울산, 경북, 인천, 충남에서 차세대 자동차 핵심 부품을 양산하게 된다. 모두 3600억원 이상이 투자하여 730여개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현대모비스와 협력업체 사업장 국내 유턴 투자 내용과 의미를 상세히 전하며 "앞으로도 국내 복귀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을 약속했다.
이어 정부가 최근 마련한 '유턴 기업 종합 지원대책'의 내용·효과를 소개하면서 이 기업들의 경제 창출 효과를 세세하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돌아오는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달라진 (유턴 기업) 지원 제도와 정부의 친환경차 비전을 보고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며 "(우리 기업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어 해외로 기업을 옮겨간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제조업 해외투자액의 10%만 국내로 돌려도 연간 약 2조 원의 투자와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 유턴 투자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관련법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유발 효과가 큰 지식서비스업을 포함하는 등 유턴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국회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유턴 기업들의 울산 투자가 다른 지역으로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과 기업이 만들어주신 우리 경제의 희망을 봤다"며 "오늘 울산의 유턴 투자가 제2, 제3의 대규모 유턴 투자를 이끌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기공식 발언에 앞서 직접 자동차 부품을 살펴보면서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관계자에게 "현재 우리 전기차·수소차·수소전기차의 그 수준이 세계 수준으로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었고, 자동차 배터리 기술 및 수출 현황을 확인했다.
한편 이번 기공식에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최근 국내로 복귀한 5개 자동차 부품기업(동희산업·동남정밀·세원정공·세진씰·서일)들이 함께 했다.
현대모비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울산시와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양해각서'를 맺었다. 현대모비스는 이화산단 내 울산 공장 투자와 지역 인력 우선 채용을 하기로 했고, 산업부는 현대모비스의 유턴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을, 울산시는 신설 투자에 따른 인허가 지원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5개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별도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5개 부품기업들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공장 증설에 약 6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공식에는 2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등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이호승 경제수석이 함께 했다.
이 밖에 지역 국회의원으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김종훈 민중당, 강길부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으며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등 자동차 부품기업·관련단체 관계자 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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