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공동 실시한 '2019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상태 설문조사' 최종 분석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이는 지난 5~6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소방관 5만75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것이다.
조사 항목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수면 장애, 음주습관 장애, 우울증, 자해시도, 삶의 만족도 등 15개 분야 208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군은 전체의 5.6%인 2704명이었다. 1년 전 4.4%보다 1.2%포인트 늘었다.
수면 장애 위험군으로 판명난 소방관은 1만2162명(25.3%), 음주습관 장애를 호소하는 소방관은 1만4324명(29.8%)으로 각각 확인됐다. 1년 전보다 각각 2.2%포인트, 1.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우울증 위험군만 2203명(4.6%)으로 1년 전(4.9%)보다 소폭 줄었을 뿐이다.
특히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된 소방관이 2453명이나 됐다. 전체 응답자의 4.9%에 해당한다. 지난 1년간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힌 소방관이 1556명(3.1%)에 달했고 이중 53명(0.1%)이 '죽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답했다.
자살 위험군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비율은 54.7%로 전체 평균의 10배 가량 높았다. 수면 장애(81.1%), 음주습관 장애(62.3%), 우울증(67.9%) 비율도 2~3배 수준이었다. 또 전체 소방관 중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답변 비율은 6.3%(3023명)로 집계됐다. 외상사건 노출 경험은 연간 평균 7.3회였다.
민원 응대 과부하에 따른 관리가 필요한 소방관은 29.3%(1만4233명), 심리적 손상을 입은 소방관은 20.3%(9832명)였다. 민원 응대 과부하란 재난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지 않을 때 수반되는 감정노동을 의미한다.
업무분야별 감정노동은 민원을 최초 응대하는 119상황실, 현장출동 횟수가 많은 구급대원, 화재 피해 민원인을 상대하는 화재조사 등의 순으로 그 부하량이 높게 나타났다.
소방청 관계자는 "충격적인 현장과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고 교대 근무로 인한 생체리듬 불균형이 초래되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을 위해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소방관의 부상과 스트레스 등 19개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치료·연구하는 종합병원이다. 2022년까지 300병상 규모로 짓을 계획이나 설립 근거 등이 담긴 법률안이 국회에 장기 계류 중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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