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전원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54)에 앞서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1988년 5·18 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 묘역을 참배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노재헌씨와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A씨에 따르면 1988년 2월25일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광주를 찾았다.
김 여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식 직후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 잠들어 있던 고(故) 이한열 열사의 묘에 헌화하고 참배했다.
망월동 구묘역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사람들의 시신이 유족이나 신군부 등에 의해 묻혔던 곳이다. 이후 1997년 5월16일 국립5·18민주묘역이 완공되면서 희생자들이 국립5·18묘역으로 옮겨졌다.
당시 김 여사의 5·18묘역 참배는 공개되지 않았다가 1992년 일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장남인 재헌씨가 지난 23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아버지 대신 5월 영령들에게 사죄하면서 김 여사의 당시 망월묘역 방문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앞서 재헌씨는 지난 23일 오전 11시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5월 영령들에게 헌화와 참배를 했다.
또 윤상원·박관현 열사와 전재수 유공자 묘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재헌씨는 이들 묘역 앞에서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아버지 대신 참회했고 추모관과 유영보관소, 구묘역 등도 1시간50분 남짓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
재헌씨 측에 따르면 현재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노 전 대통령이 '5·18묘역에 다녀와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재헌씨가 묘역을 찾았다.
재헌씨는 아들로서 노 전 대통령 대신 이곳을 찾아 아버지의 뜻을 전하고, 사진 등으로 이곳의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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