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암호화폐 약세장에 덩달아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국내외 알트코인들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17년 선제적으로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모았던 국내 프로젝트들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큰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며 전통산업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선구자들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당장 사업 확장에 애를 먹고 있는데다 이로인한 자금난이 겹치면서 한국 블록체인 산업 전체가 활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콘, 보스코인 등 국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암호화폐 가격이 초기 ICO 때와 비교해 시세가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프로젝트들 시세 반토막 이하
하이콘 시세추이./ 사진=빗썸 갈무리
지난 2017년 9월 ICO를 진행한 하이콘은 당시 개당 100원에 하이콘(HYC)을 판매, 약 150억원 가량을 사업자금으로 조달했다.
하지만 현재 하이콘은 개당 6~7원 사이를 밑돌며 시세가 반토막이 됐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 시가총액도 117억원 규모로 축소되며 전체 암호화폐 순위도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하이콘 발행사인 글로스퍼는 노원 지역화폐 서비스, 영등포구 제안평가 시스템, 대구 정신건강프로그램 ‘마음톡톡 행복지원서비스’, 해양수산부 블록체인 항만관리 시스템 구축 등 각종 공공사업을 수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등 몇몇 사업은 실효성 부족, 사용률 저조 등 각종 한계들이 지적되기도 했다.
한 정보보안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기존 현금이나 카드 대신 암호화폐를 통해 결제하도록 유인하려면 그만큼의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현 구조에선 이를 실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이콘은 지난달 빗썸 상장 당시에도 다른 픽썸(빗썸의 암호화폐 상장투표) 참가 암호화폐와 달리 유독 상장이 늦춰지며 의문을 낳기도 했다. 올초 픽썸 2라운드에서 2위를 차지한 하이콘은 앞서 픽썸 1라운드에서 똑같이 2위를 차지했던 아모코인이 한달내 상장을 마친 것과 달리 픽썸 종료 후 6개월이 지나 상장됐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픽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암호화폐라도 자체적인 내부 상장심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상장시기는 저마다 다르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아이콘, 보스코인 등 토종코인 부진
국내 대표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콘의 가격 또한 지난해 초와 비교해 약 90% 가까이 하락했다. 업비트 기준 지난해 3월 6500원대까지 오른 아이콘(ICX)은 현재 200원대 선이다. 지난 2017년 ICO를 통해 1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모집했던 아이콘은 2년이 지난 지금, 시가총액 1200억원 규모로 소폭상승에 그쳤다.
국내 첫 ICO 프로젝트로 주목받은 보스코인 역시 지난 2년여간 재단과 개발사 분리, 자금부족 등 여러 부침을 겪으며 힘겹게 생존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월 재단이 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 보스아고라를 발표하며 개발사와 독자노선을 선택, 각각의 프로젝트 규모도 나란히 축소됐다.특히 보스코인은 분열과정에서 투자자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며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페이익스프레스 등 보스코인 파트너사들 또한 공동으로 진행하던 사업이 일제히 중단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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