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무례 논란' 고노 내주 교체.. 아베, 외교안보라인 물갈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3 17:50

수정 2019.09.03 17:50

고노 후임에 모테기 장관 거론
한반도 담당 실무라인도 일부 교체
【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나섰다.

고노 다로 외무상이 내주(11일) 개각에서 교체된다고 3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후임으로는 미·일 무역협상을 담당해온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모테기 경제재생상이 새 외무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다만, 다음달 개원할 임시국회에서 미·일 무역협정 문제가 남아 있어 모테기 장관이 당분간 외무상을 겸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일 무역협상을 비교적 원활하게 마무리지었다는 게 낙점 사유로 알려졌다.

현 고노 외무상은 26년 전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개입과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역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장남이나, 한·일 관계에 있어 부친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7월엔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중간에 말을 끊는 거친 언사로 일본 내에서도 불필요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 세대 때 일궈놓은 한·일 관계개선 노력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역설적으로 아들 세대의 강경행보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안보 사령탑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도 개각에 맞춰 퇴임한다. 야치 국장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NSS 초대 국장을 맡으며 5년8개월간 외교안보를 총괄해왔다. 70대 중반의 고령이라는 점도 작용했으나 무엇보다 그가 깊게 관여했던 한·일 위안부 합의가 좌초하면서 총리 관저의 분위기가 대한(對韓) 강경노선으로 흐르며 영향력 감소로 이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최근엔 외교안보정책 결정에 있어 경제산업성 출신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에게 밀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후임으로는 정보당국인 내각정보조사실 수장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정보관이 유력하다.

외무성 내 한반도 담당 실무라인도 일부 교체된다.

한반도와 중국·호주를 담당해온 가나스기 겐지 현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9일자로 차관보급인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으로 승진하고, 다키자키 시게오 외무성 남부아시아부장이 그 후임으로 이동한다. 북핵 6자회담의 일본측 수석대표를 함께 맡는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교체는 2016년 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후임인 다키자키 국장은 이바라키현 출신으로 도쿄대를 졸업했으며 1985년 외무성에 입성했다.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으로 근무하던 2017년 몽골에서 북한 고위직 인사와 접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대양주국 산하 북한 담당인 북동아시아 2과장도 지난 2일자로 교체됐다. 가시와바라 유타카 중동 1과장이 기존 가나이 마사아키 과장을 대신해 북한 담당 과장으로 이동했다.
한국을 담당하는 나가오 시게토시 북동아시아1과장은 보직 변동이 없는 상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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