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 3일 검찰의 대학 연구실 압수수색 전 컴퓨터를 외부로 반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증거인멸 시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 관련자료를 확보했다.
당초 이번 압수수색은 사모펀드 등에 대한 자금 추적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3일 정 교수 연구실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증거인멸 정황과 관련한 자료 확보 차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3일 정 교수가 근무하는 경북 영주 동양대 연구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는데, 당시 정 교수의 컴퓨터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학교 내 CCTV 등을 통해 정 교수가 압수수색 이전에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 뱅커(PB)인 김모씨와 연구실을 찾아 컴퓨터와 자료 등을 빼낸 정황을 포착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역시 증거인멸 혐의로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정 교수와 자녀들의 재산 관리와 투자를 도와온 PB로, 현재 소속 지점이 영등포PB센터다. 조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정 교수 명의로 한국투자증권에 13억4666만6000원의 예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전날(4일) 김씨를 불러 동양대 연구실에 들른 경위와 컴퓨터 반출 이유 등을 캐물은 뒤 이날 압수수색까지 벌인 것이다.
검찰은 김씨 사무실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통해 정 교수와 함께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증거물들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씨가 정 교수의 재산 관리를 도맡아온 만큼 최근 문제가 된 사모펀드 투자 경위 및 자금 흐름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영등포PB센터 압수수색 이후 조 후보자 가족이 사모펀드에 10억원 넘게 출자하면서 별도의 자문을 받았다는 투자 전문가가 조 후보자의 외조카라는 보도와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링크PE 투자 경위에 대해 부인 정 교수가 코링크PE 실소유 의혹을 받고 있는 5촌 조카 조모씨와 원래 거래를 하던 펀드매니저에게 문의해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저는 물론 제 처도 사모펀드 구성, 운영 등 과정을 알 수 없었다. 따라서 관여도 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증거인멸 시도 의혹과 관련한 일부 보도가 나오자 정 교수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악의적 보도"라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입장문에서 "저는 학교 업무 및 피고발 사건의 법률 대응을 위해 제 PC 사용이 필요했지만, 당시 언론의 저희 가족 모두에 대한 과열된 취재로 인해 제가 학교로 출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저는 지난 8월말 사무실 PC를 가져왔으나 PC의 자료를 삭제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당시 저는 개인적으로 PC를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면서 "저는 지난 3일 동양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던 당일, 바로 해당 PC를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임의제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검찰에 해당 PC를 이미 임의제출한 사실은 전혀 밝히지 않은 취재 과정을 거쳐 마치 제가 증거인멸 시도를 하였던 것처럼 악의적 보도가 있었다"면서 "이에 대한 반박보도를 즉시 게재해 주시기 바란다. 만약 제게 증거인멸의 시도가 있었다면 검찰의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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