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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靑 압박속 조국 부인 전격 기소 배경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7 01:05

수정 2019.09.07 01:05

檢, 靑 압박속 조국 부인 전격 기소 배경은?


[파이낸셜뉴스]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를 받아왔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57)가 공소시효 만료를 1시간 가량 남겨놓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피의자 조사없이 이례적으로 기소를 결정한 것에 대해 법조계는 공소시효 문제 외에도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일제히 검찰을 압박하고 나선 상황에서 검찰로서도 적잖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이 없었다면 법정행을 선택하기 어려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6일 오후 10시 50분께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위조 의혹이 제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2012년 9월 7일에 발급됐으며, 6일 자정을 기해 공소시효 만료가 예정됐다.
사문서위조 공소시효는 7년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딸 조모씨(28)가 동양대 총장이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위조 의혹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씨 딸에게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불거졌다.

최 총장은 조씨의 표창장 상단 일련번호가 기존 총장 표창장 양식과 다르고, 총장 직인을 찍을 때는 대장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데, 남아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표창장에는 조 후보자 딸이 2010년 12월∼2012년 9월 봉사활동을 했다고 기재돼 있다. 정 교수가 동양대에 부임한 것은 봉사활동 시작 이후인 2011년 9월이다. 이와 관련해 최 총장은 "봉사 시기부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표창장 위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경북 영주에 있는 동양대 총무복지팀 사무실과 정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4일 최 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부산대 압수수색을 통해 표창장 등 조씨 입학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동양대의 상장 및 표창장 형식이 통일되지 않았다면서 최 총장 명의로 발급된 일련번호가 다른 표창장 여러 장을 제시하며 조 후보자의 해명에 힘을 실어줬다. 전날 조 후보자는 "경북 지역 청소년들의 영어 에세이 첨삭 등 영어 관련해 봉사활동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법조계는 그러나 증거가 확실할 경우 피의자 조사 없이도 기소를 하는 수사 관례상 검찰이 표창장 위조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했다고 본다. 정 교수에 대한 전격 기소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동양대 압수수색 사흘 전 정 교수가 연구실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갖고 나왔다가 압수수색 당일 제출한 점이 지목된다.

법조계는 이번 정 교수 기소를 기점으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방해 혐의 및 조국 일가 사모펀드 등 남은 의혹들에 대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정 교수 기소로 정 교수에 대한 구체적 혐의는 공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으로부터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던 검찰로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수사 초기부터 수사 일체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였지만 기소 이후부터는 검찰이 기소된 혐의 사실에 대해 공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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