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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른쪽은 '위험반원'...왜 더 위험할까[제13호 태풍 '링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7 16:47

수정 2019.09.07 17:22

[파이낸셜뉴스] 한반도가 제13호 태풍 '링링'의 경로 오른쪽에 위치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태풍 경로의 오른쪽은 위험반원으로 불립니다. 태풍의 중심을 기준으로 하나의 '원'을 그리고 진행 경로를 선으로 그은 다음 그 오른쪽에 위치하는 반원이 바로 '위험반원'입니다.

왜 태풍 경로의 오른쪽이 더 위험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태풍의 진행방향과 태풍 자체의 바람 방향이 동일한 탓에 두 힘이 합성돼 더 큰 강풍이 불게 됩니다.

태풍은 아주 강한 '저기압'입니다.
저기압은 주변 공기보다 기압이 낮아 저기압의 중심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갑니다.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것이죠. 이때 북반구에서는 바람이 반시계 방향으로 불어 들어갑니다.

한편 태풍은 북위 30도를 지나면서 진행경로를 우상향으로 틀기 시작합니다. 북위 30~60도 사이에서, 서쪽→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태풍의 진행방향의 오른쪽에서는 태풍 자체의 이동속도와 태풍의 중심으로 불어 들어가는 바람의 방향이 일치해 더 힘이 강해지는 것이죠.

태풍백서(Typhoon White Book)상 태풍 위험반원 설명자료 (기상청 제공) / 사진=뉴스1
태풍백서(Typhoon White Book)상 태풍 위험반원 설명자료 (기상청 제공) / 사진=뉴스1

그렇다면 태풍 진로의 왼쪽은 어떨까요?

위험반원과는 반대로 태풍의 진행방향과 태풍 중심으로 불어 들어가는 바람의 방향이 반대입니다. 두 힘이 상쇄되면서 상대적으로 오른쪽 보다는 힘이 약해지는 것입니다.

이 왼쪽은 '가항반원'으로 불립니다. '바다에서 선박이 항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바다 한 가운데서 태풍을 만날 경우 태풍 진로 왼쪽에서는 그나마 항해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바다는 육지와 달리 장애물이 전혀 없어 기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지금은 날씨 관측능력이 향상되고 통신 기술이 발달해 선박들이 기상정보를 미리 받아 태풍을 피해가지만 그 이전에는 기상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태풍을 만난다면 꼼짝없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태풍 진로의 왼쪽에 '가항반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입니다.

제13호 태풍 '링링'의 경우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시속 50㎞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태풍의 중심은 북한을 지나지만 그 오른쪽에 위치한 수도권에서는 이같은 빠른 속도에 태풍 중심으로 불어 들어가는 바람의 방향이 더해져 더 강한 돌풍이 불게되는 것입니다.

여름 태풍들은 주로 중부지방을 관통하는데, 이 때 제주 및 남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되는 이유가 바로 이 지역들이 위험반원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제13호 태풍 '링링'에 대해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국민들의 외부활동 자제와 철저한 피해 예방을 주문한 이유가 바로 한반도 전역이 이같은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은 오늘(7일) 저녁 혹은 밤에는 수도권과 강원도가 태풍 반경에서 벗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비해 나가야겠습니다.

제13호 태풍 '링링'의 진행 경로도. 태풍의 진로 오른쪽인 위험반원에 한반도가 위치해있다. / 출처=기상청 홈페이지
제13호 태풍 '링링'의 진행 경로도. 태풍의 진로 오른쪽인 위험반원에 한반도가 위치해있다. / 출처=기상청 홈페이지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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