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심상정 대표는 전날(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의 임명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를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정의당이 밝힌 조 후보자 적격 이유는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다. 정치개혁과 함께 권력기관 개혁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사법개혁에 대한 정부 의지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조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국회의 시간과 국민의 시선을 세차게 흔들어 온 검찰 수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검찰의 정치적 행위의 진의를 엄중히 따질 것이며, 사법개혁에 대한 검찰의 조직적 저항에 대해선 단호히 맞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꿋꿋이 개혁의 길로 나가신다면, 정의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개혁의 선두에서 '험준고령'을 함께 넘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정미 전 대표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한달 사법개혁의 적임자를 찾기 위한 긴 터널은 결국 사법개혁의 절박함으로 끝이 났다"며 "대통령께서 조국 장관을 임명하게 된다면 반드시 그 과제를 분명히 밀고 나갈 의지와 계획을 밝혀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혜선 의원은 "이제 시간은 개혁을 바라는 우리 모두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했으며, 정호진 전 대변인도 "청문회를 통해 분명히 드러난 것은 검찰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한 노골적인 정치 개입이다. 당이 선도적으로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진 대변인은 8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인권의 의식수준과 정책 부분에서는 법무부 수장으로서 평균보다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대보다 실망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을 이루기 위한 대통령의 임명이라면 존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이 조 후보자를 데스노트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선거법 개정을 위해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등의 지적도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은 선거법 패스트트랙에 목매면서 정의와 진보의 가치는 뒷전이고 오직 당리당략에만 치중해 왔다"며 "조국 임명에 대해 대통령에 줄서겠다고 재확인하면서 정의당은 데스노트도 버리고 정의도 버렸다"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날 "(정의당은) 민주당과 개혁경쟁·집권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찼고, 민주당보다 더 후퇴하며 뒷걸음질쳤다"고 했으며,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게재하며 "참 정말로 '킹왕짱' 정의롭다"고 비꼬았다.
정의당 내부에서도 지도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정의당 홈페이지에는 지도부의 이번 결정에 대체로 존중한다는 반응 속에, 일부 "실망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정의당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현실에서 가능한 지점 또한 찾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사법개혁과 정치개혁 모두를 바라는 국민들의 시선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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