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백남준의 '다다익선' 브라운관 형태 유지하며 복원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1 13:42

수정 2019.09.11 13:42

'다다익선'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다다익선' /사진=국립현대미술관
[파이낸셜뉴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표작 '다다익선'이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며 복원된다. 1988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설치된 이 작품은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TV 브라운관(CRT)로 구성된 작품으로 지름 7.5m, 높이 18.5m의 대작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2월 안전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이후 보존 및 복원 방향을 놓고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11일 '다다익선'의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조사 경과와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현재의 브라운관(CRT) 모니터가 탑재된 원형 유지를 기본 방향으로 보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오는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내년부터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0년까지 예산 확보를 마무리하고 2021년에 모니터 복원 작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2022년 말에는 다다익선의 시범상영 및 하반기 상영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미술 작품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시대성을 반영하며 다다익선의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로 미래에 20세기를 기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백남준은 생전에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으며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 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힌 바 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CRT 모니터를 대체 신기술로 대체하기 보다 이를 최대한 복원해 작품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원본성을 유지하는데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작품의 원본성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이 작품에 사용됐던 CRT 모니터의 재생산을 타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일 기종의 중고품을 구하거나 수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최근 대두되고 있는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국제적 협업을 도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혹 CRT 모니터의 부품 확보 등 한계로 수급이 어려울 경우 LCD(LED), OLED, Micro LED 등 대체 가능한 최신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CRT 모니터와 혼용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CRT 모니터 재생 및 적용, 복원, 전시 재개에 앞서 가동시간 단축 등 작품 보존 강화를 위한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복원 프로젝트의 전 과정은 연구백서로 발간해 백남준 비디오 작품의 보존에 관한 국제적 모범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또 백남준과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 관련 전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다익선'의 복원에 주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의지를 지지해주시길 바라며 작품의 전시가 재개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