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경찰 덕분에 인생 역전한 20대의 감동 사연

뉴스1

입력 2019.09.11 18:18

수정 2019.09.12 11:12

지난 1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개금파출소에서 서병수 경위와 손병서씨가 포옹을 나누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뉴스1
지난 1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개금파출소에서 서병수 경위와 손병서씨가 포옹을 나누고 있다.(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뉴스1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한 20대 청년의 마음을 돌이키고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 1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는 개금파출소에 한 청년이 양손에 치킨 세 마리를 들고 방문했다.

파출소에서 한 경찰관을 애타게 찾던 이 청년은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서병수 경위를 보자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둘은 곧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돈도 없을 텐데 치킨은 왜사왔냐'는 서 경위의 말에 청년은 '해주신 것이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웃었다.


청년의 이름은 손경서씨(23). 불과 한 달 전 손씨는 자신의 생활고와 불우한 환경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지난달 8일 오후 7시35분쯤 경찰은 '친구가 자살을 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부산 부산진구의 한 원룸으로 출동했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손씨를 발견했다. 손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죽겠다'고 외쳤다.

강력계 형사 출신인 서 경위는 상황의 심각성을 한 눈에 파악하고 현장에 출동한 인력을 모두 철수시킨 뒤 동료 한 명과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1시간 30여분동안 손씨를 설득했다.

손씨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어렵게 생활을 하다 나쁜 길로 빠지기도 했던 이야기를 서 경위에게 털어놓았다.

서 경위와 만났을 당시 손씨는 몇 개월동안 취직조차 하지 못해 밥도 며칠동안 굶은 상황이었다.

서 경위는 손씨에게 '내가 도와주겠다. 제발 나를 마지막으로 믿어봐라. 취업도 알아봐주고 끝까지 도와주겠다'면서 손가락까지 걸고 이야기했다.

결국 손씨는 마음을 열었다. '며칠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는 말에 서 경위는 손씨를 데리고 인근 국밥집으로 데려가 밥을 사줬다. 그는 '밥은 굶지 말아야지'라는 말과 함께 손씨의 주머니에 5만원을 넣어줬다.

서 경위가 쥐어둔 5만원을 들고 집에 돌아온 손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서 경위는 이후에도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그를 격려했고 자신의 지인 도움을 받아 서울에 있는 한 인테리어 회사를 손씨에게 소개해줬다. 손씨가 면접을 보러가는 날에는 기차표까지 끊어주면서 힘을 보탰다.

손씨는 무사히 면접을 마쳤고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을 하게됐다.

부산에 있는 공사 현장에 출장을 오게 된 손씨는 서 경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치킨과 양말을 사들고 개금 파출소로 달려온 것이다.


서 경위는 "저희 아이도 20살이다. 손씨를 봤을 때 마치 내 자식 일처럼 느껴졌다"며 "강력반 형사로 일할 때도 많은 아이들을 접했지만 손씨의 경우 원천적인 것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닭을 왜 사왔냐고 했더니 '해주신 것이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며 "우리 사회가 손씨와 같은 아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끝까지 돌봐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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