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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교안보사령탑에 '경찰 출신' 기타무라 시게루 취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4 22:09

수정 2019.09.14 22:09

그간 국정원장격인 내각정보관 맡아
日한일관계 강경대응 예상 
한일관계 보다는 북일관계 개선에 초점  
日외교안보사령탑에 '경찰 출신' 기타무라 시게루 취임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가안전보장국(NSS)의 수장으로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정보관(62·사진)을 임명했다고 1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2014년 1월 출범한 NSS를 5년8개월간 이끌어온 야치 쇼타로 전 국장(75)은 내각 특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은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사무국이다.

전임 야치 국장이 도쿄대·외무성 출신 외무공무원이었던 것과 달리, 기타무라 신임 국장은 도쿄대·경찰 출신이다. 경찰출신 외교안보 사령탑은 일본 내에서도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타무라 국장은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총리 비서관을 지낸 뒤 효고현 경찰본부장과 경찰청 외사정보부장 등을 거쳐 2011년 12월부터 내각정보관을 맡아왔다. 내각정보관은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내각정보조사실의 수장이다.

기타무라는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참모다. 2012년 말 재집권 뒤 4년 동안 무려 659번을 만났다고 한다. 지난 8월 중순 여름 휴가 때 아베 총리가 그를 별장으로 따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전임 야치 국장이 한·일 관계에 있어 비둘기파 역할을 했다면, 기타무라 국장은 매파 성향이 강한 참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 학습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치 국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이병기 비서실장과 함께 한·일 위안부 합의를 막후에서 주도했으나, 문재인 정부들어 합의가 사실상 무효화된 뒤 정책결정 과정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전언이다. 외교안보정책 수장이었으나, 일·러 협상 등 외교안보 정책결정 과정에서 총리관저의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에게 밀렸다는 일본 보도도 있다.

대화와 협상은 정치적 리스크를 동반한다. 때문에 대화기조보다는 강경대응이 쉬운 법이다.
아베 총리를 설득할 대화파 참모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타무라 국장이 그간 북·일 관계 정상화와 납치 문제 해결의 일본 측 창구였다는 점에서 한·일 관계 개선 보다는 북·일 관계 개선으로 일본의 한반도 정책의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새 내각정보관에는 지난 11일 자로 경찰청 외사정보부장 등을 거친 다키자와 히로아키 내각관방 내각심의관(내각정보조사실·60)이 취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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