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국제 공동으로 건설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열차폐체가 우리나라에서 개발이 완료돼 건설지인 프랑스로 운송을 시작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은 ITER 장치 건설을 위해 국내에서 제작되는 조달품목 중 하나인 열차폐체의 초도품이 성공적으로 제작, 최종 검수를 마치고 최근 부산항을 통해 ITER 건설지인 프랑스 카다라쉬 지역으로 운송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열차폐체는 핵융합로에서 초고온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는 진공용기 및 다른 상온 구조물들의 열이 극저온(영하 269℃)에서 운전되는 초전도자석에 전달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이다. 크게 진공용기 열차폐체와 저온용기 열차폐체로 나누어지며, 전체 조립 시 높이와 직경이 각각 25m, 무게가 900t에 이르는 초대형구조물이다. ITER 열차폐체는 우리나라가 상세 설계부터 제작까지 100% 책임지고 있는 조달품이다.
ITER한국사업단은 2014년부터 국내 산업체인 ㈜SFA와 협력해 열차폐체의 개발과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진공용기 열차폐체(VVTS)의 6번 섹터와 하부 저온용기 열차폐체(LCTS) 실린더가 가장 먼저 제작이 완료, 최종 검수와 포장을 마치고 ITER 건설지로 운송을 시작했다.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 사이에 설치되는 진공용기 열차폐체(VVTS)는 높이 12m에 달하는 VVTS의 공차(설계와 제작 품 간 허용오차)가 2mm에 불과할 정도의 정교한 장치 제작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SFA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스틸 도금조 11개로 이루어진 은도금 설비를 완성했으며, 1년 동안 도금 테스트를 통해 대형 열차폐체 표면에 8~1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균일한 은도금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ITER 열차폐체의 개발을 이끌어 온 ITER한국사업단 허남일 토카막기술부장은 "전체 600개의 패널과 7만 개의 볼트로 조립되는 열차폐체는 ITER 장치 조달품 중 가장 많은 인터페이스(조립 시 다른 부품과 접합되는 부분)를 갖고 있어 까다로운 설계와 제작 조건이 요구된다."며, "국내 협력 기업 및 ITER국제기구와 한 팀이 되어 여러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 온 결과 ITER열차폐체를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나라가 ITER 열차폐체의 전체 조달을 담당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에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에서 확보한 우수한 기술력과 한국의 제작기술 덕분이었다. 우리나라는 은도금 등 다른 나라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을 적용해 KSTAR 열차폐체의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ITER 열차폐체는 KSTAR 열차폐체를 바탕으로 설계와 제작이 이뤄졌다.
㈜SFA 역시 KSTAR 장치 건설 당시 초전도자석 제작, 전류전송 시스템 제작 및 토카막 주장치 조립 등 참여를 통해 확보한 진공 및 정밀 조립 기술 등을 바탕으로 ITER 열차폐체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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