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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먹는 즐거움 전하는 '잇마플' 김현지·김슬기 대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3 14:04

수정 2019.09.23 14:04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잇마플
잇마플 김현지(왼쪽)·김슬기 공동대표. 잇마플 제공
잇마플 김현지(왼쪽)·김슬기 공동대표. 잇마플 제공

[파이낸셜뉴스]평범한 음식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것만큼 서러운 게 있을까.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엄격히 식단을 관리한다. 콩팥은 몸 노폐물을 거르는 정수기 역할을 한다. 콩팥이 병들면 노폐물이 쉽게 쌓여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잇마플은 맛없는 환자식을 삼키는 환자를 위해 맛있는 저염식 맞춤형 식사를 제공한다.

최근 서울 역삼동 나라키움역삼빌딩에서 만난 잇마플 김슬기 대표는 8년간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식단요법의 어려움을 알기에 콩팥환자를 위한 식단사업을 생각했다.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에서 만난 김현지 대표와 공동창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5만7500명에서 2017년 20만3900만명으로 늘었다. 만성콩팥병은 회복이 어려운데다 말기심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본부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비만관리, 저염식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잇마플은 콩팥환자를 위한 맞춤 식사 서비스 ‘맛있저염’을 운영한다. 김슬기 대표는 “환자들은 식사할 때마다 그램(g)을 재며 먹어야 한다. 식품정보에 콩팥병과 밀접한 칼륨, 인은 의무표시 사항이 아니라 환자들이 알 수 없다. 과일 경우 성분을 알기 어렵다”며 “조리과정 역시 칼륨이 많이 든 채소 뿌리제거 등 번거로운 점이 많다”고 했다.

맛잇저염은 환자에게 메인요리와 반찬 2가지, 조리법, 성분이 적힌 카드를 보낸다. 메인은 반조리, 반찬은 조리된 상태다. 질리지 않도록 메인 80여가지, 반찬 100여 가지를 개발했다. 김슬기 대표는 "맛있는 환자식을 위해 소금 대신 향신료와 장을 이용해 감칠맛을 낸다"며 "저염식이지만 맛을 추구한다"고 소개했다.

잇마플은 식단 제공을 넘어 데이터를 결합한 헬스케어사업을 계획 중이다. 콩팥환자 건강정보를 계속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이달 맛잇저염 홈페이지를 열었다. 키, 몸무게, 콩팥상태, 크레아티닌(Cr) 등을 입력하면 잇마플 자체 분석을 통해 진단결과가 나온다. 환자에게 맞는 식단을 선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환자 건강정보를 온라인상에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려 한다.

김현지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식을 배송하고 영양컨설팅 및 건강리보트도 매달 환자들이 받아볼 수 있게 준비 중이다. 임상영양사가 1:1 상담을 통해 환자들이 자신 식습관과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잇마플의 사업방향은 시장에서도 반응을 얻는다. 2017년 8월 20만원이던 월매출은 현재 월 4000만원을 넘어섰다. 매주 2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직원은 11명. 이중 메뉴개발을 위한 영양사가 3명, 요리사가 2명이다. 콩팥병 외 다른 만성질환으로 환자식 범위를 넓히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한국에자이와 함께 개발 중인 갑상선암 환자용 저요오드 식단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현지 대표는 “환자분들이 평생 못 먹을 줄 알던 저염식 고등어조림, 누룽지탕을 먹고 맛있다, 고맙다고 전화를 한다. 먹는 즐거움을 잃고 살던 환자가 기뻐하면 환자 가족까지 모두가 행복해진다”며 “환자들에게 식사의 기쁨을 되찾아주고 건강관리까지 책임지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Why Pick]
지난 2016년 11월 만성콩팥 환자를 위한 맞춤식단 사업을 시작한 잇마플은 '잇츠 마이 플레져(Eats My Pleasure)' 줄임말이다. 음식을 마음 놓고 즐기라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창업콘테스트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투자도 받았다.
단순 식품 서비스가 아닌 헬스케어가 연관돼 주목받았다. 지난 5월 나우IB캐피탈로부터 시드투자로 5억원을 유치했다.


이형국 나우IB캐피탈 상무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잇마플이 정보기술(IT)을
접목해 환자별 맞춤 식단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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