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병이나 캔, 컵에 담겨 바로 마실 수 있는 액상 커피가 '대세'로 자라잡으면서 커피 믹스 등 '타 먹는 커피' 시장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커피를 타 먹는 문화가 사라지고 음용량이 늘면서 간편하게 많이 마실 수 있는 커피 음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조258억원 수준이던 소매 시장에서의 액상커피 매출은 3년 만에 지난해 1조3191억원으로 28.6% 증가했다. 반면 믹스커피라 불리는 조제커피 매출은 2015년 9902억원에서 지난해 8731억원으로, 3년 만에 12% 감소했다.
두 제품이 전체 커피 카테고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 차이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5년 액상커피의 점유율은 46%에서 지난해 54%로 증가한 반면 조제커피는 44%에서 36%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액상커피와 조제커피 매출액 차이도 2015년 356억원에서 지난해 4460억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액상커피 매출은 61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조제커피 매출은 4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해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3년 전인 2015년 상반기와 비교할 때 액상커피의 매출은 무려 40% 증가한 반면, 조제커피는 19% 줄었다.
또한 카누, 루카스나인 등으로 대표 인스턴트 커피 매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 매출은 2015년 2224억원에서 2017년 2519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242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줄었다.
인스턴트 커피와 조제 커피 매출이 줄었지만 액상커피 매출이 이를 상쇄해 전체 커피 소매시장 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었다. 2015년 2조2384억원에서 지난해 2조4346억원으로 8.8% 증가했다.
액상커피의 존재감이 갈수록 두드러진 것은 'RTD(Ready to drink)' 형태로 바로 뚜껑을 따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대용량 커피 음료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트렌드를 타고 이들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제품이 잇따라 나와 시장을 키웠다.
또한 조제커피와 인스턴트 커피는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동서식품의 제품 외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반면 액상커피는 유업체, 음료업체가 서로 경쟁하며 각자만의 차별화된 액상커피를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조제커피와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동서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86%와 80%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액상커피 시장에서 매출 1위는 롯데칠성음료이고 다음은 매일유업, 동서식품 순이었는다. 매출액 차이도 크지 않았다. 제품의 종류 역시 훨씬 다양하다.
업계에서는 액상커피 음료가 간편하면서 다양한 맛까지 갖추고 있다. 집에서 커피를 타 먹는 대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타 먹는 커피'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커피 음용량이 늘고 가용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양이 많고 저렴하면서도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커피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액상커피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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