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60대 노인의 신분증과 스마트폰을 훔쳐 새 휴대전화 개통을 시도하며 절도와 사기 범행을 연이어 오던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택시요금을 송금하겠다"며 택시기사의 스마트폰과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송금 애플리케이션 일종인 토스(Toss)로 계좌에서 현금 인출하려 시도하는 신종 수법도 사용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건조물 침입과 절도,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편의점 아르바이트 박모씨(25)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2월 전북 전주시 소재 한 교회에 허락 없이 들어가 예배실 안에 있던 스마트폰 등을 훔쳤다. 추가 범행을 노리던 그는 교회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에서 강모씨(66)의 신분증과 신용카드, 스마트폰을 편취했다.
박씨는 강씨의 신용카드로 금은방에서 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사려고 시도했다. 이 범행은 한도 초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범행이 수포로 돌아가자 박씨는 강씨의 소지품을 들고 상경해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휴대폰 판매점에 이르러 최신형 스마트폰 신규 개통을 통해 이득을 보기 위한 새로운 범행을 벌였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강씨는 내 할아버지"라고 주장하면서 서류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토스앱을 활용한 범행을 계획, 실행했다.
그는 노래방과 택시에서 "현금이 없으니 돈을 계좌번호로 이체해주겠다. 대신 휴대전화를 잠시 빌려달라"고 말한 뒤 스마트폰에 제빨리 토스앱을 설치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옮기는 수법을 썼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8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그는 2017년 전주지법에서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형집행이 종료된 동종범죄 전과자로 밝혀졌다.
박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정신지체(지적장애)와 충동조절 장애가 있어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수 피해자들에게 피해회복을 해주지 못했으며, 용서도 받지 못한 점, 사기, 절도, 사문서 위조 등 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으로 징역을 마친지 5개월도 지나기 전에 같은 범행을 반복한 것은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등을 일부 피해자들에게 반환했고 정신지체 및 충동조절 장애가 있는 점은 박씨에게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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