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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의 글로벌부동산]'천장 뚫은' 포르투갈 부동산..갈곳 잃은 현지인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8 23:59

수정 2019.09.29 01:13

[서혜진의 글로벌부동산]'천장 뚫은' 포르투갈 부동산..갈곳 잃은 현지인들


[파이낸셜뉴스] 현재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처로 꼽히는 포르투갈에서 현지인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집값과 월세값이 오르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경제활성화를 위해 관광산업 활성화와 이민규제 완화를 하자 외국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포르투갈 부동산 가격은 9.2% 상승했다. 이는 유로존 국가(유로 사용 19개국) 가운데 최대이며 EU 회원국 중 헝가리와 체코 다음으로 세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포르투갈 부동산 가격은 최근 5년간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 12개월간 상승폭만 12%에 달한다.

현재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새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당 6500유로(약 853만860원)이며 일부 중심가에 위치한 아파트는 1㎡당 7700유로(약 1010만5788원)까지 올라간다.

포르투갈이 유럽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이 된 주요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세금 인센티브와 '골든비자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3일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포르투갈 리스본 부동산 가격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20% 하락하고 실업률은 2013년 당시 17.5%에 달했다. 경기회복 속도 측면에서 포르투갈은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뒤쳐졌다.

이에 당시 포르투갈 사민당 정권은 뷰유한 이민자들과 부동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민 규제 대폭 완화 △부동산 세제혜택 확대 △렌트규제 폐지 등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2년 당시 사민당 정권은 외국인 이주민이 포르투갈에 50만유로(약 6억5622만원)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이에 준하는 직접투자를 하면 장기체류 비자를 발급하는 '골든 비자' 제도를 마련했다. 특히 EU 다른 회원국에서 이주하는 사람에게는 연금소득에 대한 면세 혜택도 덤으로 부여했다.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발급된 골든비자는 9000개가 넘고 이 중 90% 이상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이뤄졌으며 투자금액은 43억유로(약 5조6434억9200만원)에 달한다.

아울러 같은 해 새로운 주택 렌트법도 채택됐다.

수년간 렌트비를 시장가격 이하로 고정하는 대신 집주인에게 단기렌트 계약을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관광산업 활성화 및 부동산 투자이민과 맞물려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업체들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숙박 공유업체들은 주로 외국 관광객을 상대하다보니 시세보다 비싸게 렌트비를 책정하고 이는 다른 일반주택의 렌트비 상승을 부추겼다.

장기렌트 가능한 주택은 지난 5년간 70% 줄었다.

이같은 공급부족에 렌트비 상승이 겹치면서 주거 부담이 커진 현지 거주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앞으로 집값의 추가상승 여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마타 코스타는 "우리는 사상 최대치에 있고 상승 잠재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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