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의 ‘야심찬 공약’
생산규모 ‘6GW’… 원전 5개와 맞먹어
부유체는 현대重·발전설비는 두산重 담당
유럽·미국 등 글로벌기업들도 대규모 투자
기술·노하우로 재생에너지 시장 선점 노려
생산규모 ‘6GW’… 원전 5개와 맞먹어
부유체는 현대重·발전설비는 두산重 담당
유럽·미국 등 글로벌기업들도 대규모 투자
기술·노하우로 재생에너지 시장 선점 노려
송철호 울산시장이 취임했던 2018년 무렵 일자리 창출은 적폐청산과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최대 공약이자 사회적 요구였다. 송 시장은 이에 울산의 에너지 산업을 눈여겨봤고 그중 하나가 바로 '부유식 해상풍력'이다. 널리 알려진 해상풍력과 차이는 바로 '부유식'이다. 즉 물위에 띄운다는 의미인데 세계 에너지산업을 주도하는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울산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원자력발전과 맞먹는 부유식 풍력발전
풍력발전은 보통 바람이 많이 부는 임야 지역에 설치한다. 이를 육상풍력이라고 한다. 바다에 설치하면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얕은 바다에 기둥을 박아서 하는 고정식 풍력과 깊은 바다일 경우 부유체를 띄워서 그곳에 터빈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고정식의 경우 우리나라 제주도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유식은 2년 전 영국 스코트랜드에 세워진 것이 처음이다. 부유식은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바람이 있어 전기 생산량을 극대할 수 있고, 어장 황폐화 우려와 이에 따른 막대한 피해보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일반 해상풍력과의 차별성이다.
울산 앞바다에 현재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전기 생산 규모는 6GW이다. 신고리 5, 6호기처럼 최신 원자력발전소가 한 호당 1.4GW이며, 그 전 원전들이 1GW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울산시 분석에 따르면 독일에서 추진 중인 해상풍력의 경우 1㎿당 21명의 일자리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1GW이면 2만1000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1㎿당 35명까지도 전망하지만 어찌됐던 6GW를 추진 중인 울산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되게 된다.
어디서 어떻게 일자리가 만들어질까? 부유식 풍력발전기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크게 부유체와 발전설비로 나눌 수 있다. 좀 더 들여다보면 설비 조립을 위한 도크, 설치 선박, 기자재 공급사슬, 전력 케이블, 변전소, 유지보수 시스템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부유체의 경우 세계 최고의 조선소로 발전한 현대중공업이 담당한다. 선박 건조뿐만 아니라 원유시추선 등 다양한 해양플랜트 설계와 설치 및 건조 기술을 갖고 있다. 발전설비는 두산중공업이 담당하게 된다. 이어 해상 운반과 설치, 육지까지 전력선 연결, 정보통신, 운영과 점검 등 수많은 업체와 기업들이 1차, 2차 밴드로 참여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건조에만 현재 4만여 명이 직·간접 고용돼 있다. 부유체 건조에는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유체와 발전설비의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수출과 유지 보수로 지속적인 일자리 확보가 가능하다. 6GW 규모는 현재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축적되는 기술과 노하우로 앞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울산 앞바다의 부유식해상풍력사업에 투자 중인 기업은 노르웨이의 에퀴노르를 필두로 로열더치 셸(shell)을, 스웨덴의 헥시콘AB, 덴마크의 CIP, 영국의 GIG, 스페인의 EDPR, 미국의 PPI(본사 캘리포니아주) 등 7개 기업에 이른다.
이들 기업들이 울산의 초대형 풍력발전단지사업 투자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부유식 해상풍력 세계기술 표준을 선점하면 천문학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관심을 끌었다. 노르웨이의 에퀴노르가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세계 최초로 30㎿ (6㎿ 5개)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설치 후 3년 째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프랑스, 미국이 적극 도입에 뛰어든 상황이다. 프랑스는 2021년이면 96㎿, 미국은 5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들 보다 출발 시기는 늦었지만 대한민국의 울산은 ㎿를 넘어 GW(1000㎿) 규모로 처음 시도하고 나섰다.
대규모일수록 전력생산량과 이익도 크다는 판단하고 있는 세계 에너지산업 관련 기업이 울산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른 기술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조선해양 기술과 울산 앞바다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은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기술과 바람이 많은 울산 앞바다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촛불혁명 무렵 울산은 조선산업이 쇠퇴하면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경기는 침체된 상태였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울산시와 송철호 시장은 좋은 해양기술을 가지고 뭔가 새로운 산업을 하면 고용이 유지되고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6.13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의 공약에 부유식 해상풍력이 채택됐다.
바람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경제성이 높다. 울산에서 58㎞ 떨어진 동해 가스전 동쪽 약 1100㎢에 해상을 적합한 장소로 지목됐다. 울산 전체 면적보다 1.2배로 크다. 이곳은 30년 이상 쓰레기 해양투기를 했던 곳이다. 2014년부터 해양투기가 중단된 상태다.
김형근 울산시 에너지사회일자리정책특별보좌관은 "부유식 풍력은 기본적으로 조선해양기술이 있어야만 가능한데 현대중공업이 옆에 있어서 가능하겠다 싶었고, 이 부유식 해상풍력이 성공만 한다면 고용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부유식 해상풍력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세계시장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송철호 시장이 후보 시절 핵심공약으로 넣었고, 시장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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