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보조금 분쟁 승소한 美
항공기 10%·공산품 25% 결정
맞소송 남아있어 대화 가능성도
경제악재에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항공기 10%·공산품 25% 결정
맞소송 남아있어 대화 가능성도
경제악재에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미국이 오는 18일부터 유럽연합(EU)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대서양 무역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미국의 결정은 15년에 걸친 미국과 EU 간 항공기 보조금 지급 판결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인데, 향후 EU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글로벌 무역전쟁은 더 큰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내년에는 EU가 맞제소한 미국의 보잉 보조금 지급 판결에서 EU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전망이고, 이에 따라 미국 역시 EU로부터 막대한 관세보복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가 서로 관세로 대응할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WTO는 2일(현지시간) 에어버스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정부로부터 불법보조금을 받았다고 판정했다. WTO는 2004년 미국이 제소한 에어버스 불법보조금에 대한 판결에서 미국의 주장 일부는 배척했지만 에어버스가 낮은 금리를 적용받았다고 판단했다.
■미국, 일단 관세부과부터
WTO 판정에 따라 미국은 2가지 선택지를 갖게 됐다. 28일까지 기다렸다 관세부과를 위한 WTO 분쟁조정 협상에 나서거나 아니면 관세부과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 관세를 신속히 물리기 위한 협의는 열흘 전 통보하면 된다.
WTO 판정 뒤 USTR 고위 관계자는 18일부터 관세를 물린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은 유럽 항공기, 항공기 부품부터 식료품, 주류,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에 이르기까지 아무 제품에나 관세를 물릴 수 있다. 이미 210억달러어치의 관세 적용 가능제품 항목을 선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은 EU산 항공기에 10%, 공산품을 포함한 다른 품목에 25% 관세부과를 결정했다고 USTR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세율은 최대 10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서양을 사이에 둔 또 다른 무역전쟁 전선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을 피한다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유리한 입장에서 EU와 협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 되기는 한다. 다음달 1일 출범하는 EU 새 집행부와 무역협상에서 관세를 지렛대 삼아 협상을 미국에 좀 더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다.
■EU, 대화로 해결하자
EU는 수세에 몰렸다. 내년 보잉 보조금 판정이 EU에 유리하게 나올 것이 확실시되지만 그 기간 미국에 막대한 관세를 물게 생겼기 때문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집행위원은 미국이 관세를 물린다면 어떤 형태가 됐건 이는 '근시안적이고 비생산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EU와 미국 모두 각각 에어버스·보잉에 불법보조금을 지원한 죄가 있다면서 상호 맞대응은 상처만 남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EU는 특히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민간항공기 시장에 러시아와 중국이 파고들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며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U는 WTO 판정과 관계없이 미국의 자동차관세 부과 위협에도 노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3일까지 이들 제품에 관세를 물릴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이날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 하락, 2만6078.62에 마감됐다. 4·4분기 첫 거래일이었던 전날 1.25% 하락에 이어 이틀 새 840포인트나 밀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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