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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지방 부동산 시장 리스크 확대…규제 완화해야"

뉴스1

입력 2019.10.07 14:17

수정 2019.10.07 14:17

과거 고점 대비 2019년 6월까지 아파트 매매가 하락 추이(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 뉴스1
과거 고점 대비 2019년 6월까지 아파트 매매가 하락 추이(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 뉴스1


아파트 매매지수 전고점 대비 하락 추이. © 뉴스1
아파트 매매지수 전고점 대비 하락 추이. © 뉴스1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역시 외곽지역의 경우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7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역 경기 어려움과 주택경기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연체율 상승, PF 부실 등)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어 미분양 관리지역을 중심으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8일 열리는 '지역 주택시장 리스크 진단 세미나'를 앞두고 세미나 발표의 요약 형식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서 건산연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지난 3년간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해 시장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고 주택가격 하락, 하락세 장기화, 미분양 적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경북·경남·충북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는 최고점 대비 현재 20% 이상, 울산·충남·강원·부산의 경우도 10% 이상 하락했다.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충북·경북·충남·경남은 40개월 이상, 제주·울산·부산·강원·전북은 20개월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주택시장은 지역 경제 악화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아 주택가격 하락폭이 크다. 아파트 시세 기준으로는 최고점 대비 경남 거제시(-34.6%), 창원시 의창구(-22.6%), 울산시 북구(-22.5%), 포항시 북구(-22.6%), 충주시 (-17.7%), 군산시(-17.2%)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허윤경 건산연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수도권 다음으로 큰 시장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은 단기간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낮고, 연체율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충청권은 주택시장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높으나 충·남북 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지역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기타대출 증가, 연체율 상승 부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경북 지방의 경우 대구는 상황이 좋으나 경북 중소도시의 대출구조,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주택가격 하락,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될 가능성 존재한다"며 "현재 준공 후 미분양도 가장 많이 적체된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 건산연은 전라권의 경우 다른 지방보다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물량 변동성도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군산시 등 특정 지역의 연체율이 높아 지역 경기 악화로 주택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고 매매가격 대비 전세비율이 높아 매매가격 하락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적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 주택 경기의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연체율 상승, PF부실 등)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은 주택담보대출 평균 LTV( 2분기, 49.4%)는 하향 안정세지만, 지방은 주택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평균 LTV가 상승(56.2%)하면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허윤경 실장은 "주택담보대출은 비교적 하향 안정세이나 최근 2∼3년간 비교적 고금리인 기타 대출이 증가하면서 지방 가계대출의 질적 구조가 악화됐다"며 "신규시장의 공급자 금융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지방 외에 수도권 외곽 지역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7년 1월~올해 9월 11.5% 상승하는 동안 서해안권(오산시, 평택시, 안산시 등)은 2.1% 하락해 수도권 내 편차가 커졌다.

이와 관련 건산연은 지역 경제 기반 약화와 서울 접근성이 수도권 주택가격의 편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2017년 1월~올해 9월 지방보다 하락폭이 큰 지역은 평택시(-7.6%), 오산시(-6.1%), 안성시(-5.5%), 안산시(-3.8%) 등으로 경기도 내 8600여 세대 미분양 주택 중 43.7%에 달하는 3700여 세대가 평택시·안성시 두 지역에 집중돼 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의 양상은 서울로의 대중교통 접근성과 뚜렷한 선형관계가 있어 광역교통망 여건이 외곽지역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지표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고 3기 신도시 내 자족용지 등 공급량이 많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사업체와 투자자 모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의 개인에게 분양하는 방식보다는 운영형 상품을 개발하고 대체투자상품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업체들이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또 "금융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높은 미분양관리지역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 완화,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재고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 운영 검토가 필요하고 리스크가 큰 지방시장에 대해서는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규제 완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분양관리지역에 대해서는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등 신규 분양시장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금리, 대출 기간 등 대출 조건 변경을 통한 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해 재고주택 안정화 지원 정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건산연은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8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김 위원과 허 실장이 각각 경기·인천 지역과 지방 주택시장을 분석해 발표하며 이후 이상영 명지대학교 교수(한국주택학회 회장)의 사회로 종합 토론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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