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8개월 동안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중국과 부분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일단 중국산 수입품에 붙이기로 했던 보복 관세 인상을 보류하기로 했으며 주식시장은 이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 13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치고 백악관을 찾은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난 다음 "협상단은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남겨둔 상태라고 부연했다. 이어 합의의 일환으로 오는 15일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2500억달러(약 296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긴 25%의 보복 관세율을 30%까지 인상하는 조치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4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상당 사들이는 데 동의했다.
양측은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던 중국의 지식재산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등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협상을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 다만 이날 발표는 미국과 중국이 더 포괄적인 협상을 이어나가기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만나 구체적인 협상을 이뤄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규제 유예 조치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화웨이의 거래제한 유예 조치는 11월18일로 끝이 난다.
뉴욕 증시는 이날 부분적인 합의 소식에 급등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9.92포인트(1.21%) 오른 2만6816.5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14포인트(1.09%) 오른 2970.2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6.26포인트(1.34%) 뛴 8057.04에 마감했다.
미 자산운용사 TCW의 다이앤 재피 수석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최근의 협상을 '평화'로 인지한다면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예측을 하기에는 무역 상황과 관련해 밝혀진 세부 사항이 너무 적다"면서도 투자자들을 향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투자 포지셔닝을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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