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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튀김도? 오줌싸개 동상도? 꽁꽁 숨은 벨기에 매력

뉴스1

입력 2019.10.13 07:00

수정 2019.10.13 07:00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형상화 한 초콜릿© 뉴스1 윤슬빈 기자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형상화 한 초콜릿© 뉴스1 윤슬빈 기자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벨지안 프라이스. 생감자로 만들어 진 감자튀김맛이다. © 뉴스1
벨지안 프라이스. 생감자로 만들어 진 감자튀김맛이다. © 뉴스1


브뤼셀에 한 맥주 상점© 뉴스1
브뤼셀에 한 맥주 상점© 뉴스1


앤트워프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걸려 있는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뉴스1
앤트워프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걸려 있는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뉴스1


[편집자주]벨기에 북부 지역인 플랜더스는 역사·문화적인 관점에서 유럽의 심장부로 불린다. 이 지역에서 유럽의 여러 문명이 만났고, 이곳의 활기차고 다채로운 생활방식과 예술은 유럽의 다양성을 상징한다. 우리에게도 너무 친숙한 와플, 초콜릿, 맥주의 진수도 바로 플랜더스에 있다. 겐트, 브뤼헤, 앤트워프, 브뤼셀 등의 매력적인 도시를 소개한다.

(플랜더스(벨기에)=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벨기에는 프랑스 혹은 네덜란드, 독일 여행의 곁다리로 두기엔 매력이 넘치는 나라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여행객을 유혹할 만한 강력한 무기들이 너무 많다.

특히 '유럽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북부 지역인 플랜더스(Flanders)엔 그 매력들이 한 데 모여있다.

"본고장이 여기였어?"라며 무릎을 '탁'치게 할 만한 요소들이 숨어 있다.

와플부터 초콜릿, 감자튀김, 홍합요리에 약 2000가지가 넘는 맥주까지 먹거리는 넘쳐나고 브뤼헐(브뤼겔)을 비롯해 루벤스, 얀 반 에이크 등의 천재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고 있다.

스머프, 탱탱(Tin Tin), 아스테릭스 등 유명 만화 캐릭터의 고향이자,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의 동심을 울렸던 '플랜더스 개'의 바로 그 곳이기도 하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마네킹 피스)도 이곳에 있다.

게다가 플랜더스 지역은 이전엔 지리적 특성으로 유럽 국가간 교역지 역할을 했다면, 요즘엔 미식, 패션, 예술 등 유럽의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초콜릿·와플은 그렇다 치고, 감자튀김까지 유명해

벨기에가 초콜릿 왕국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초콜릿 속에 견과류, 크림 등을 넣은 '프랄린 초콜릿'의 탄생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프랄린 초콜릿'으로 세계 초콜릿업계를 평정한 칼리바우트, 비콜레이드, 고디바 그리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초콜릿 라인'까지 모두 플랜더스에서 시작됐다.

플랜더스 전역에서 매년 30만톤(t)이상의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고, 약 2130개의 수제 초콜릿 상점이 있다. 무제한으로 초콜릿을 맛보는 박물관도 여럿 자리해 있다.

벨기에 하면 '와플'을 빼놓을 수 없다. 도시마다 와플이 만들어지는 방식과 맛과 식감이 다르다. 브뤼셀에선 겉은 바삭하며, 초콜릿이나 생크림 등의 '토핑'을 '부먹'하지 않고 '찍먹'할 수 있도록 별도로 내놓는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벨기에에선 감자튀김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벨기에 사람들은 '프렌치 프라이'(프랑스식 튀김)라고 말하면 대놓고 싫어한다. 인접한 프랑스가 음식과 문화를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감자튀김을 주문할 때 '벨지안 프라이스'(Belgian Fries)라고 말하면 이들을 기쁘게 만든다. 브뤼셀엔 감자튀김 원조 가게인 프리츠(Fritland)가 있고, 브뤼헤엔 브뤼헤 감자튀김박물관(Frietmuseum Brugge)이 있다.

◇맥주 성지 순례하러 왔습니다~

'맥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독일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 맥주의 본고장으로 인정하고 있는 곳이 벨기에다.

1500여종의 맥주가 살아 숨 쉬는 벨기에의 맥주 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될 정도다.

특히 플랜더스 맥주는 '맥덕'(맥주 애호가)들에겐 성지와도 같다.

몇 백년을 이어온 수도원 맥주인 '트라피스트'의 제조 방식이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그러면서도 새 맥주를 개발하기 위한 창의적인 시도가 멈추지 않는다.

오랫동안 주변 강대국들의 지배를 번갈아 받은 탓에 다양한 주류 문화와 주조법에 관한 정보들을 축적할 수 있었다. 색과 향, 알코올 도수와 재료에 있어 '규정'을 벗어난 혁신과 실험정신으로 만들어진 지역 맥주들은 넘친다.

독특한 플랜더스 맥주 문화로는 '1병=1잔 원칙'이 있다. 병에 있는 맥주를 잔에 따르면 딱 한 잔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맥주마다 잔도 전부 다르다.

어떤 맥주 주점에 가서 특정 맥주를 주문하면 "맥주는 있는데 맥주용 잔이 부족해 서비스를 해줄 수 없으니 기다려라"고 말하기도 한다.

◇얀 반 에이크 제단화가 곧 부활한다

수도 브뤼셀(Brussels)을 비롯해 브뤼주(Bruges), 앤트워프(Antwerp), 겐트(Gent), 루뱅(Leuven) 등 벨기에 6대 예술 도시가 플랜더스에 속해있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플랜더스는 상업이 번성하며 문화에 있어서도 유럽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각지에서 모여든 화가들의 예술적 자양분이 됐다.

그러한 역사 속 플랜더스엔 브뤼헐, 루벤스, 얀 반 에이크 등 뛰어난 화가를 배출하며 플랑드르 화파라는 유산을 남긴다.

앤트워프로 가면 '플랜더스 개'에서 네로와 파트라슈가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가며 마지막까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머지 않아 15세기 명작인 얀 반 에이크 형제가 그린 제단화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The Adoration of the Mystic Lamb)가 단계별 복원 후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총 12개의 패널로 구성된 제단화는 2차 세계대전 히틀러가 유럽의 문화재를 약탈했을 때 빼앗긴 이후 훼손됐다.
왼쪽 하단의 패널의 경우 손상돼 원래 그림 형태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작품 보존을 위해 확보한 각종 이미지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훼손된 부위를 분석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는 겐트 미술관(Ghent Museum of Fine Arts)에서 반 에이크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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