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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영향? 여름휴가, ‘해외’ 줄고 ‘국내’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5 08:46

수정 2019.10.15 08:46

여름휴가 여행 경험률
여름휴가 여행 경험률

[파이낸셜뉴스] 올해 여름휴가로 국내여행을 다녀온 비율은 늘어난 반면 해외여행 비율은 감소했다. 해외여행이 늘고 국내여행은 감소하던 여름휴가 여행 트렌드가 3년만에 처음 변화했다. 먼 곳의 자연보다는 가까운 곳의 위락시설을 찾는 추세가 여전했고, 호텔이 펜션을 앞지르면서 대표적인 숙소형태로 자리잡았다. 국내-근거리-호텔 중심으로 여행 판도가 재편되는 모양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수행하는 ‘여름휴가 여행조사’에서 2만5724명에게 올해 여름휴가 기간인 6~8월에 여행을 다녀왔는지, 그곳은 어디였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10 명 중 8명 꼴인 78.8%가 1박2일 이상의 여름휴가 여행을 다녀왔다고 답해 작년 76.7%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1박 이상의 국내여행 경험은 70.5%, 해외여행은 24.8%였으며 국내·해외 모두 다녀온 사람은 16.5%였다. 작년보다 국내여행은 4.2%포인트 늘고 반대로 해외여행은 1.7%포인트 줄었으며 국내와 해외 모두 다녀왔다는 대답은 0.4%포인트 늘었다. 특히 국내는 여성, 20대의 상승폭이 컸다. 국내여행 증가와 해외여행 감소는 최근 3년간의 추세에 처음으로 나타난 반전이다.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는 강원도로 24.1%였고 다음은 제주도로 10.1%였다. 그러나 두 지역 모두 작년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그 폭(-0.7%포인트, -0.9%포인트)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컸다. 반면 서울(0.5%포인트), 경기도(0.4%포인트), 인천시(0.3%포인트) 등 수도권은 상승했다. 이는 전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주민이 인근 휴가지를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실제 국내 여름휴가 여행의 중심장소는 ‘바다/해변’이 36.7%로 여전히 가장 높았으나 2017년부터 계속 감소세에 있다. 반대로 2위인 ‘리조트, 호텔 등 위락시설’은 18.5%로 2년 연속 상승세이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장 큰 폭인 1.2%포인트 상승했다. 다음은 ‘산/계곡’이 15.1%로 작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에도 작년처럼 바다·산 같은 자연을 찾기보다 편안하고 시원한 실내시설이 인기였음을 알 수 있다.

7월말 8월초로 몰리던 현상이 완화되며 여행 성수기에 변화가 있었다. 2016년 7말8초에 여행을 다녀온 비율은 51.4%로 절반 이상이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39.7%로 3년새 11.7%포인트가 감소했다. 반면 6월 6일 현충일이나 8월 15일 광복절 등 휴일이 포함된 주의 휴가는 증가했다. 사람들이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휴가를 분산해 극성수기를 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여름휴가 여행이 3년 만에 상승한 것은 한-일 무역갈등과 일본제품/여행 불매운동으로 수요가 일부 국내로 전환됐고, 특히 호캉스(호텔+바캉스 합성어)로의 유입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여름휴가 숙박장소를 보면 호텔이 27.3%로 가장 많아 처음으로 펜션 23.9%를 앞질렀다. 이는 2016년 17.0%보다 무려 10.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세'임을 입증했다.

여름휴가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국내여행 증가 반전 △성수기 기피 △펜션보다 호텔 △원거리 대신 근거리 △볼거리보다 쉴거리·놀거리 선호 등이 변화의 핵심 키워드다. 사람들이 이제는 여름휴가를 중요한 연례 이벤트보다는 상시적인 여가생활의 한 부분으로 여기면서 극성수기로 인한 혼잡과 바가지요금이 사라지는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소비적, 과시적인 여행행태에서 실속과 재충전을 중시하는 여행문화의 선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행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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