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與이철희 "야당 탓하지 않겠지만 정치 부끄럽다" 불출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5 11:31

수정 2019.10.15 13:16

초선의 첫 불출마 선언...정치 물갈이 촉매제 예고,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로 떠올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2019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2019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정치권의 손꼽히는 전략통이자 유명 시사평론가 출신의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15일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난 두 달간 진영간 대화 실종과 이전투구만 난무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론하며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고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국 사태 이후 여당 내에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비록 초선이지만 이번 사태 뒤 그가 던지는 울림이 크다는 점에서 당장 국정 쇄신 요구가 커다란 과제로 떠오른 여권뿐만 아니라 야당까지 정치권 전체의 인적 청산의 신호탄 역할을 하게 될지 향후 파장이 주목을 받게 됐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현역 의원으로 보고 느낀 정치 실종 사태에 대한 회환, 소회와 함께 정치권 전체가 자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고 탄식했다. 또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라고 부연했다.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정치와 검찰에 대해서도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다"며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 마음껏 휘두른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선 "그가 성찰할 몫이 결코 적지 않지만,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는다"며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러운 인내였다고 믿는다.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라며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