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건설현장 방문 '자력갱생' 강조
중대결정 때마다 찾은 백두산 다시 방문
美, 中 등 국제사회 대북제재 공조 강조
[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협상이 노딜로 끝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미국에 포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우리 인민앞에 강요해 온 고통은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도 대북제재 등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북미간 기싸움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대결정 때마다 찾은 백두산 다시 방문
美, 中 등 국제사회 대북제재 공조 강조
■김정은 "美의 제재, 고통을 넘어 분노로"
16일 북한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 건설현장을 방문해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라며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우리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미국을 거론해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8월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오늘 우리의 군사적 행동이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벌려 놓은 합동군사연습에 적중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정도다.
하지만 이날은 미국의 제재로 북한 인민이 고통을 넘어 분노에 이르렀다고 질타하며 다시한번 자력 갱생을 외쳤다.
김 위원장은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면서 "적들이 아무리 집요하게 발악해도 우리는 우리 힘으로 얼마든지 잘 살아갈수 있고 우리 식으로 발전과 번영의 길을 열어나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새로운 웅략들이 결심되는 조선혁명의 책원지이며 무진장한 힘의 근원지인 백두산에서 최고 영도자께서 걸으신 군마행군길은 우리 혁명사에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중대 결정이나 고비 때마다 백두산을 방문했다. 스스로를 '백두혈통'이라 부르는 만큼 백두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백두산은 김정은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간 곳이고, 이번 행보는 국내적으로 다잡으려고 한 것도 있지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이 협상에 북한이 원하는 메시지를 들고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압박하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열린 실무협상이 결렬로 끝났지만 미국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민간단체 제임스타운 재단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를 다시 시작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면서도 "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박을 통해서야 북한이 미국과 해법을 도출하겠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당부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중국을 보면 안타깝게도 제재가 일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의 중요한 파트너인 중국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미국은 김정은이 비핵화 테이블에 앉은 것 역시 대북 제재의 효과라고 보는 시각"이라며 "연이은 협상 결렬 이후 효과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해내려면 국제사회의 일치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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