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1차 불매운동 잠잠해지면서 할인공세… ‘후리스’는 품절사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0 17:49

수정 2019.10.21 16:40

지난 17일 유니클로 서울명동중앙점에 손님들이 몰려 있다.사진=김서원 인턴기자
지난 17일 유니클로 서울명동중앙점에 손님들이 몰려 있다.사진=김서원 인턴기자

서울 강남구 유니클로 강남점은 겨울철 필수템으로 꼽히는 '후리스'를 매장 전면에 배치해 50% 할인행사를 펼치면서 일부 품절사태가 최근 벌어졌다.

퇴근시간대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여들었다. 후리스 일부 사이즈가 품절되자 직원이 다른 매장을 안내했다. 매장 안으로 더 들어가자 패딩·코트·조끼 앞에서 월동준비를 하기 위해 세일기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고객이 수두룩했다. 서울지역 다른 유니클로 매장 상황도 다를 바 없었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3층짜리 건물 안 직원들은 고객들이 헤집어놓은 옷을 정리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몇몇 고객은 바구니 한가득 옷을 담았다.

유니클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에 신규 점포 7개를 추가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마케팅 강화를 지속할 전망이다.

20일 유통가에 따르면 한·일 간의 대립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불매운동 대상 기업들이 할인공세 등을 통해 잃어버린 고객 마음 되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는 공격적인 할인공세 덕에 고객들이 다시 몰리기 시작했지만 갑자기 터진 광고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유니클로는 최근 공개한 광고가 위안부 할머니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다른 국가의 광고에는 없었던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할머니의 광고자막이 실리면서 문제가 됐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30년대 후반에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지던 시기였던 탓에 일각에서는 '일제 전범 피해자들을 조롱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전혀 의도된 모독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다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즉각 광고송출을 중단하기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유니클로는 이날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관계가 없다"면서도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의 특단의 조치로 인해 일단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향후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한두 주 정도 더 지켜봐야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유니클로 매장의 공격적인 할인마케팅 덕분에 시장 반응은 지난주까지 뜨거웠다. 유니클로에서 국내 소비자 지갑이 열리기 시작한 것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어느 정도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는 지난 11일부터 '15주년 감사세일'을 열어 베스트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파격공세를 퍼붓고 있다.

유니클로와 함께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다른 업체들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평일에도 고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한때 불타올랐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한풀 꺾인 듯했다. 이에 일본 브랜드 사이에선 파격세일 전략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잡화 브랜드 '무인양품'도 18일부터 고객감사 세일에 돌입하며 소비자 지갑 열기에 나선다.


한편 냉각된 한·일 관계는 22일로 예정된 일왕 즉위식을 즈음해서 조금씩 풀릴 적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총리를 보내면서 한·일 관계개선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개선이 이뤄지면 불매운동도 다소 수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김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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