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는 21일 "여권이 추진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반대한다"며 이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또 탈당과 신당 창당 시점을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12월초'를 설정했으며 "자유한국당과의 무조건적인 통합은 없다"고 못박았다.
유 대표는 이날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일 변혁 소속 의원들과 회동한 뒤 이런 입장을 확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대표는 한국당과 보수대통합 시나리오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 서로 책임을 묻는 일은 중단하고 나라의 미래상을 논해야 한다"며 "자유만 얘기하는 '외눈박이' 보수로는 안 되고 공정·정의·평등·복지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의 한국당이 이런 변화에 동의하고 우리와 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한다면 통합할 수 있다"며 "그게 안 되면 할 수 없다. 험난해도 괘념치 않고 우리 갈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구인 대구에 갈 때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보수대통합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듣는다"면서도 "하지만 단순히 합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보수 정치의 목표가 '반문(反文)'만이 될 순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한국 보수 정치의 가장 큰 승부처는 첫째 수도권, 둘째 중도층, 셋째 20~40대"라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내게는 현 지역구(대구 동구 을)가 험지다"라며 "지역주의를 깨려는 중도·보수 신당 후보라면 영호남에서 결판을 봐야 한다. 하태경(부산 해운대 갑), 권은희(광주 광산 을) 의원 등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당으로서 수도권 바람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차출론이 나올 수도 있어 고민"이라고 부연했다.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선 "출마한다"면서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 후보 선출 과정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대선 본선에선 반드시 단 한 명의 후보로 여권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탈당을 결심하게 된 배경 및 시점에 대해 "지난 4월 당 지도부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날치기' 지정에 여권과 협력하는 것을 보며 마음을 굳혔다"며 "이후로는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의원들을 규합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난 20일 민주당이 검찰개혁 특위 회의를 통해 공수처법을 선(先)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선거법 합의 처리를 약속하면 공수처법은 우리 당 '권은희 의원 안'을 바탕으로 한 수정안을 먼저 표결하는 걸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권은희 안'이 민주당 안보다 훨씬 낫지만 여전히 집권세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공수처가 생길 수 있다"며 "우리는 공수처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선거법에 대해서도 "선거법은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게임의 규칙'으로 여야가 각자의 안을 들고 모두 참여해 합의로 처리하는 게 원칙"이라며 "군사정권 시절에도 이렇게 야합한 적은 없다"고 반발했다.
유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던 3년 전 보수가 몰락했고, 이번 '조국 사태'로 진보의 몰락이 시작되며 다시 정치적 지진이 닥쳤다"며 "일단 진보의 가면이 벗겨졌는데, 보수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혁신하지 않으면 이들의 위선적 포장술에 또 당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탄핵에 찬성했지만 개인적으로 그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국민 통합과 나라의 품격을 위해선 재판이 끝나면 당연히 사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정권이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이용해 보수의 분열을 획책할 텐데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미래당내 상황 등 현안 관련 특별한 입장을 표명을 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워낙 신중한 분이라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동참 의사를 서둘러 밝혀주면 고맙겠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우리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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