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초저금리 시대의 셈법… 비우량 회사채 ‘틈새 발행’ 두드린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4 18:10

수정 2019.10.24 18:10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 예상에
AA급 이상 대기업 계열사 발빼며
회사채 발행 시장 급격하게 위축
A- 이하의 비우량 신용도 기업들
틈새 시장 공략하며 선제적 발행
초저금리 시대의 셈법… 비우량 회사채 ‘틈새 발행’ 두드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기준금리를 역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하면서 회사채 발행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내년 금통위가 상반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면서 기업들은 발행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자는 분위기다. 반면 A- 이하의 비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들은 틈새 발행을 노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 키움캐피탈(BBB+)을 시작으로 대한항공(BBB+), 두산인프라코어(BBBO) 등 BBB급의 비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들이 줄줄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A- 등급에 해당하는 현대종합상사와 하나에프앤아이도 회사채 시장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격히 한산해진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A-급 이하의 비우량한 신용도를 갖춘 기업들이 '틈새 발행'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급격히 줄어드는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는 기업들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선제적 자금 모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면 최근까지 AA급 이상에 해당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으로 북적였던 공모 회사채 발행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다음달 발행 계획을 준비하는 더블에이(AA)급 신용도를 갖춘 기업은 에쓰오일(AA+), KCC(AAO), 메리츠화재(AA) 등 3곳(잠정치)에 불과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4분기 중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기업들은 자금조달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기준금리가 1.0% 수준까지 떨어지면 우량 신용도를 갖춘 기업들은 0%대 회사채 조달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채권 시장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후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월 1.093%를 찍은 이후 9월 1.3%대까지 급격히 올랐다.

이달 초 1.2%대로 다시금 떨어진 금리는 금통위를 기점으로 급격히 올라 21일 1.40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1.3~1.4%대를 오갔던 10년물 국고채 금리 역시 금통위를 기점으로 오르더니 1.6%대를 가리키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됐지만 오히려 시중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한 엇갈린 기대와 올해 지속된 강세흐름에 따른 피로감이 최근 금리 동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급격한 채권금리의 상승이 과도하다"면서도 "(채권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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