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원내대표 임기 끝나가는 나경원의 딜레마

뉴스1

입력 2019.10.27 08:00

수정 2019.10.27 13:03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10.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10.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딜레마에 빠졌다.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위해선 현역 의원들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현역 의원들에게만 신경 쓰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혁적 공천으로 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는 당헌·당규상 1년 또는 국회의원의 임기만료 시까지로 되어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11일 당선돼 올해 12월10일까지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이 변수다.
총선 결과에 따라 나 원내대표의 후임 원내대표의 임기가 6개월 이내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원내대표 선출 규정에는 국회의원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인 경우 의원총회에서 현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연장이 한국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내년 4월까지 임기를 수행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당내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어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고, 당 지도부의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공천 문제에도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나 원내대표는 임기 연장을 위해선 당내 의원들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나 원내대표가 최근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고발당한 60여명의 의원들에게 총선 가산점 검토를 이야기한 것은 당을 위해 헌신한 의원들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당내 의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당내에서 나 원내대표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공천 가산점' 발언은 범죄 혐의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구태 정치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역의원들에게만 해당하는 공천 가산점은 개혁적 인사 영입과는 반대 방향이라는 것이다.

당 최고위원들 중 일부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에게 국민들에게 사과까지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최고위원의 지역에서는 "사과를 받기 전에는 지역으로 내려오지 마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의 원외 당협위원장들 일부도 "우리도 조국 정국에서 함께 노력했다"며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의 공천 가산점 발언을 두고 "정치적인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내 경쟁자가 있는 것도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문제에 있어서는 악재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자가 나오면 어떻게든 경선을 치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내 관계자에 따르면 유기준·강석호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복당파 측에서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던 김학용, 강원랜드 문제를 다 털어버린 권성동 의원도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나 원내대표 측에서는 당장은 정기국회가 진행중이니 정기국회에 집중하고, 이후 과정에 대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내 한 주요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가 임기를 이어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이 임기를 끝나고도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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