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초조한 北..한미 동시압박 ‘연내 북미회담 강박증' 노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7 15:12

수정 2019.10.27 15:19

또 다시 年內 ‘타임 리미트’ 내놓은 북한
대북제재 한계 봉착, 김정은 약속도 부담
전문가 "빠른 상황 정리, 北에 유리한 상황"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남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모습. 그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최고 의사결정과정에서 베재됐다는 설이 있었지만 27일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다시 등장했다./사진=뉴스1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남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모습. 그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최고 의사결정과정에서 베재됐다는 설이 있었지만 27일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다시 등장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연내 북미대화 재개를 겨냥해 한미 동시 압박 전략을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북측은 최근 금강산내 우리측 시설 철거를 통보한 데 이어 27일 미국측에 북·미 정상간 친분을 내세워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면서 연말 안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는 압박 메시지를 전했다.

북한이 이틀새 한미를 동시에 정조준해 강경 메시지를 타전하며 거듭 '연내'라는 물리적 시간의 마지노선을 언급한 것은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대화 재개만이 북한 경제난 숨통, 체제 강화 등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7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장의 개인적 친분을 내세워 시간끌기를 해 올해 말을 무난하게 넘기려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대 조선 적대시 정책에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고 추종국가들을 내세워 반공화국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책동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은 더욱 교활하고 악랄한 방식으로 우리를 고립·압살하려 하고 있다"며 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북한 경제난을 옥죄고 있는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 북·미는 연내에 조속히 만나야 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시간을 더 끌 것이 아니라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전술을 쓴다는 것은 한계에 봉착해 초조한 북한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에 대해 '연내'라는 시한을 둔 것도 성탄절과 미국의 재선 분위기 등 북한 이슈에 대한 관심 희석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미사일을 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쏘고 있지만 정작 별 반응이 없자 초조해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제재도 제재지만, 내년 신년사에 내놓을 것도 없고 최고 지도자의 약속 권위에도 큰 흠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에 대한 북한 내부 통제력이 한계에 다다른 데다 김 위원장이 인민들에게 자력갱생 및 경제노선 변경 약속도 해놓은 만큼 북미대화 재개를 통한 내부 통제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이 같은 '연내 강박증'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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