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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산상 '속전속결' 경질 배경엔...아베 정권 타격 최소화 노림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7 17:03

수정 2019.10.27 17:03

스가와라 전 경산상이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스가와라 전 경산상이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취임 44일만에 낙마한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의 사임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배경엔 정권에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아베 총리의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10일 주간지 문춘(文春)이 스가와라 경산상(중의원 6선)의 지역구 주민에 대한 선물공세 의혹 보도를 내보냈을 당시만 해도 아베 정부와 자민당 내에선 "옛날 이야기가 다시 나온 것"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다 23일 비서를 통해 지역구민에게 조의금 봉투를 전달했다는 2차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180도 반전되면서, 보도 후 이틀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일본 공직선거법은 의원 본인이 직접 조문하지 않은 채 지역구민에게 부의금을 전달하는 것을 부당 기부행위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스가와라 대신의 사의 표명 보도가 나가자마자 그 즉시 총리관저에서 "임명 책임은 내게 있고, 국민 여러분 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을 신속히 발표했다.
경질부터 사후처리까지 전광석화다. 한국이 조국 전 법무장관의 거취를 놓고 '조국 수호'와 '조국 사퇴'로 양 진영으로 갈려 67일간 진통을 겪었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이대로 의혹 제기가 길어지면 국회 심의에 차질이 발생, 미·일 무역협정 비준 심의 뿐만 아니라 헌법 개정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정권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감있게 처리했다는 것이다.

스가와라 전 대신을 입각으로 끌어준 것으로 알려진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 역시 경질로 입장을 신속히 정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2차 의혹 보도가 나간지 하루만인 24일, 아베 내각과 자민당 내에선 일왕 즉위식으로 인한 축제 분위기가 걷힌 뒤 적정한 경질 날짜를 모색하자는 얘기가 나돌았다. 스가와라 자신은 블로그에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설명하고 싶다"고 해명글까지 올렸으나, 다음날 아침 스가 장관에 이끌려 아베 총리 집무실로 들어가 그대로 사직계를 제출했다.
그는 "중요한 국회 심의 시간이 내 자신의 문제로 경제 산업 행정, 정부의 (국회) 심의가 멈춰졌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으나, 사실상 '경질'이었다.


후임에는 자민당 7선 중의원 의원인 가지야마 히로시 전 지방창생담당상이 내정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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