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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쓰는 야구 기사]삼성 '멀티포시션' 기조, 이성규·김동엽 기회잡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2 08:00

수정 2019.11.02 08:00

사진=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파이낸셜뉴스] □본 기사는 삼성 라이온즈 및 야구팬인 경제지 기자가 팬의 입장에서 쓴 야구 기사입니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멀티 포지션'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왔다. 멀티 포지션을 다른 말로 해석한다면 공격력 강화다. 상대에 따른 다양한 타선 조합, 승부처에 공격적 타자 기용 등 멀티 포지션을 잘 활용한다면 한정된 타자 자원으로도 얼마든지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조 변화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수는 여러 명이 될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선수는 내야수 이성규와 외야수 및 지명타자인 김동엽이다. 이들은 공격에서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뚜렷한 수비 포지션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수비 포지션 변화를 통해 기회를 부여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성규는 경찰청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퓨처스리그 타율 0.366, 31홈런, 79타점으로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지난 9월 확대 엔트리 시행 후 1군 승격해서는 16경기를 출장해 타율 0.256, 2홈런, 7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과 KT 위즈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등 상대방 에이스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내면서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문제는 수비다. 스스로는 유격수가 편하다고 했지만 실책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내야 수비에서 안정감이 떨어진다. 송구의 정확도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수비만 놓고 본다면 이성규가 내년 시즌 주전으로 도약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성규의 장점은 강력한 수비가 아니다. 결국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홈런을 칠 수 있는 타격 능력이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는 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좌익수와 같은 코너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이 필요하다.

더구나 삼성의 문제점으로 외야수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이성규가 외야로 수비 포지션을 변경하면 팀의 입장에서 외야 선수층이 두터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선수 개인에게도 출전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가 늘어난다. 팀이나 개인 모두에서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외야수인 김동엽의 경우 1루 수비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김동엽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지난 2017년 시즌 모습만 회복해도 팀에 도움이 될 선수임은 분명하다. 당시 김동엽은 125경기에 나와 0.277, 22홈런, 70타점을 올렸다. 최근 참가한 미야자키 교육리그 캠프에서도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고 한다.

역시 김동엽의 문제도 수비다. 코너 외야수로 낙구 판단, 포구는 논외로 하더라도 송구 능력이 지나치게 나쁘다. 이유는 부상 전력이 있는 어깨의 영향일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해 삼성에서도 올 시즌 지명타자로 주로 기용했다. 그러나 지명타자다운 화끈한 타격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기회를 부여 받기 어려웠다.

지명 타자로는 타격이 부족하고 외야수로 수비가 부족한 김동엽이 내년 시즌 기회를 받기 위해서는 빨리 새로운 수비 위치를 정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송구가 어려운 김동엽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비 포지션은 1루가 유일하다. 수비 포지션이 없으면 감독의 입장에서도 고용할 수 없다.
외야와 함께 1루를 겸할 수 있다면 허 감독에게 김동엽에 기회를 부여할 여유가 생길 수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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