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외 당 지도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저지와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촉구하기 위한 '장외투쟁 2라운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국 정국' 당시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기세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끌어낸 이후 정부·여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밀어붙이자 원내에서 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시 대대적인 여론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4일 한국당에 따르면 당은 수도권을 제외한 9개 지역에서 '친문독재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결의대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황 대표는 지난 2일 경남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권역별로 결의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오는 9일 대구·대전·세종·충남에 이어 Δ16일 울산 Δ23일 경북 Δ30일 호남·제주를 차례로 방문해 대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만 오는 9일 예정된 대구, 대전·세종·충남 일정의 경우 같은 날에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조정할 방침이다.
이번 결의대회는 시·도당 순회 당원교육을 겸할 예정으로 해당 시·도당위원장, 지역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지방의원, 시·도당 주요 당직자, 지역 당원 등도 참석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당 대표가 지역 당원들을 직접 찾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들을 널리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를 좌파독재·정권연장용으로 규정,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의원 정수 축소를 촉구하는 등 대정부투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측은 추후 일정에 대해서도 시·도 사정과 대관 등 사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전국을 순회한 후 이달 말엔 수도권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여당 측에서 패스트트랙 강행 움직임을 내비칠 경우 곧바로 전국 단위의 대규모집회 등을 열어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각오다.
한국당은 여야 3당 교섭단체의 '3+3' 회동 등 원내협상을 이어가면서 '공수처 저지' 목표를 관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당이 공수처법 등을 밀어붙여 한국당 입장에선 원내협의를 한다 해도 결국엔 강도 높은 장외투쟁을 다시 펼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장외투쟁과 더불어 공수처법·선거제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한국당 의원 총사퇴'도 거론됐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근 유튜브 방송 '고성국TV'에 출연해 "의원 총사퇴는 실효적 카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공수처법에 따라 공수처가 설치되면 막강한 사법 권력에 기초한 좌파독재가 완성된다며 공수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기소권과 수사권을 동시에 가진 공수처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우리나라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악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공수처 설치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수처법 처리를 저지하는 것이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것으로 읽혀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여론전의 수위를 조절하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도 함께 내세울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국 여당의 2중대를 위한 '야합 선거제도'라며 의원정수를 300석에서 270석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황 대표가 주도하는 장외투쟁이 또다시 예고되자 '사이비목사' 등에 빗대며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거리 투쟁에 집착하기만 한다면 거리 헌금과 대통령 비하를 황색 선교주의의 표적으로 삼는 사이비 목사와 다를 게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국회는 국정감사를 끝내고 내년 나라살림을 심의하는 단계로 나아가는데 그 문턱에서 또 다시 장외로 나가겠다는 제1야당 대표의 선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은 즉각 "악행을 저지른 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이를 알게 되는 것이다. 모여서 듣고 전파되는 것"이라며 "사람들의 눈과 입이 무서운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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