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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의 사회적 기업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9 07:00

수정 2019.11.09 06:59

폴펜지온 /사진=비엔나관광청
폴펜지온 /사진=비엔나관광청


[파이낸셜뉴스] 사회적 기업의 목표는 사회적 문제를 사업적인 접근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 실현을 위해 흥미로운 도전을 하는 사회적 기업의 성공 사례들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 4구역에 있는 폴펜지온은 할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살린 음식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부터 빈티지 가구로 꾸민 이 커피하우스에서는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어르신들이 직접 구워낸 케이크와 토르테를 판매해왔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며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이 식당은 세대 간 화합을 도모하고 어린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10월 말에는 제 1구역에 위치한 빈 시립음대 건물 1층에 분점을 냈다. 하비비 & 하와라는 2016년부터 난민과 이민자들이 오스트리아 사람들과 함께 비엔나 도심에서 운영 중인 퓨전 레스토랑이다. 점심에는 뷔페를 운영하고 저녁에는 코스 요리를 서빙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성공적인 가게 운영에 힘입어 이달에는 제 2구역의 노드반피어텔 도시개발구역에 1호 분점을 낸다. 2020년 초에는 제 7구역의 지벤스턴가쎄에도 추가 분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예수이텐키르헤 건너편에 위치한 레스토랑 이니고는 요식업계의 사회적 기업의 선구자이다. 이 곳은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맛집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1992년부터 오랜 기간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무직자들을 고용하여 이들이 사회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13년에 오픈한 카페 및 바 겸 레스토랑 미텐드린은 혁신적인 비엔나 사회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제 9구역의 배링거 슈트라세에 위치한 이 곳에서는 과거에 노숙자였던 이들과 학생들이 한데 모여 공부를 하고 일을 한다. 1층에는 건물 거주민과 외부 손님들을 위한 별도의 식사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파키스탄 음식 전문점 비너 디완은 2005년부터 손님이 식사를 하고 원하는 만큼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손님에 대한 신뢰 덕분에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비엔나에 2개의 분점을 더 운영 중이다.

카리타스는 로마-카톨릭교회의 구호단체로, 막다스라는 브랜드 아래 오스트리아에서 다양한 사회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구직이 어려운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지위를 가진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연결해준다. 막다스 사업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막다스 호텔이다.

이 호텔은 지난 2015년 제 2구역의 프라터스 인근에 있는 양로원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오픈했다. 업사이클링으로 완성한 빈티지 인테리어가 매력적인 이 호텔은 난민들을 주로 고용하고 있다. 제 9구역의 크리에이티브 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하고 있는 칸티네 인 데르 브로트파브릭도 막다스의 브랜드 이념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곳에서는 실직자, 난민, 청소년 등 소외계층과 전문셰프들이 함께 매점과 케이터링 서비스를 운영한다. 한편 막다스는 한 공중파 라디오 방송국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년 약 45만여개의 폐휴대폰을 재활용한다.

굳굿즈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이 일하는 작업실에서 제작한 디자인제품을 판매한다. 이들 웹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방, 의류, 부엌용품은 도팅스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비엔나 출신 디자이너 소피아 포드레카와 카트린 라다닛치의 작품들이다. 이들은 디자인을 통해 작업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준다. 가바라게 업사이클링 디자인에게 있어 오래된 산업자재는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위한 소재가 된다.

이들의 손을 거치면 오래된 서류철은 실용적인 가방으로, 배드민턴 셔틀콕은 재미있는 램프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는 편안한 의자로 변신한다. 사회통합을 표방하는 이 기업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들이 생산하는 혁신적인 친환경 제품들은 제 4구역에 위치하고 있는 쇼룸과 웹사이트에서 구매 가능하다.

셰이즈 투어스는 빈곤, 노숙, 피난, 각종 의존증 등의 사회적 문제를 직접 겪는 이들이 해당 주제로 도시 투어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셰이즈 투어는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이들을 향한 편견을 줄이고, 사회적 문제의 복잡성을 설파한다.
슈퍼트람프스도 비엔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슈퍼트람스 가이드들은 과거 노숙자 신세로 생활했던 이들로, 자신이 길거리에서 지냈던 시절의 생생한 이야기를 여행객들에게 전함으로써 다양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은 각자 자신에게 의미있는 장소들을 선정하여 90분간의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을 꾸민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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