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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유승민, 보수통합론 물꼬 텄지만 ‘탄핵 인식차’ 극복 관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8:12

수정 2019.11.07 18:12

황교안·유승민, 주도권 다툼 본격
유승민 ‘탄핵 인정’ 등 3대 원칙에
한국당·우리공화당과 인식 갈려
안철수계 보수통합 거부감도 변수
중진 수도권 차출론 등 당내 쇄신론이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초선그룹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들은 당내 중진의원들을 향해 "국지전에서 승리가 아닌 당과 국가를 구하는 수도권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서 승전보를 전해달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송언석·김종석·신보라·이양수·김현아·김석기 의원. 뉴시스
중진 수도권 차출론 등 당내 쇄신론이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초선그룹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들은 당내 중진의원들을 향해 "국지전에서 승리가 아닌 당과 국가를 구하는 수도권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서 승전보를 전해달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송언석·김종석·신보라·이양수·김현아·김석기 의원.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이 나온 지 하루 뒤인 7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 전제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정을 요구하는 등 보수통합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황 대표 제안에 유 의원이 화답하며 일단 보수진영 간 통합 논의는 불붙었지만 '탄핵 사태'를 둘러싸고 한국당, 변혁, 우리공화당 등 각 당의 인식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물리적·화학적 결합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변혁 대표를 맡고 있는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의원회의'를 열어 신당 창당을 위한 신당기획단 출범을 발표했다.

유승민계 유의동 의원과 안철수계 권은희 의원이 공동단장을 맡았다. 변혁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2월 10일을 기점으로 신당 창당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 논의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전제조건으로 내건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을 것 등 '보수재건 3원칙'에 한국당이 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보수 재건을 위해 이 3개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보수가 3년 전 탄핵 문제로 서로 손가락질 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보수통합은 불가능하다"며 "한국당이 분명히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우리공화당과 통합을 반대한 것이다.

이날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대해 "탄핵주동자인 유승민에 대한 구애에 불과하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실, 정의 규명을 확실히 하지 않고 보수대통합은 의미가 없다"면서 유 의원과 통합반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 한국당이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창당을 통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한국당의 스케줄, 계획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며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이 우리가 갈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으로, 임시로 생각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한국당과 보수통합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변수다.

변혁 소속 현역의원 15명 가운데 7명이 안철수계인 만큼 보수통합 과정에서 이들이 빠지면 그 의미도 '반쪽'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을 맡은 권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 이를 명확하게 천명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안철수계 의원들의 보수통합 동의 여부에 대해 "100% 동의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신당기획단을 통한 준비과정에서 더 설득해 100% 동의가 이뤄져 의기투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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