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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와 구단 ‘쩐의 전쟁’ 시작됐다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2 14:13

수정 2019.11.12 14:13


스캇 보라스 /사진=fnDB
스캇 보라스 /사진=fnDB

스캇 보라스(67)는 지난 11년 동안 총 30억 4000만 달러(약 3조 6000억 원) 선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의 지갑 속으로 떨어진 수입만 해도 대략 1800억 원에 달한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블리처 리포트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올 겨울 총액 8억 4000천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러니 앤소니 렌든(워싱턴)의 표현처럼 “재주는 선수가 부리지만 돈은 보라스가 챙긴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를 쥐락펴락해온 슈퍼 에이전트다. 사상 최초의 1억 달러(케빈 브라운, 7년 1억 500만 달러) 계약을 비롯해 지난 해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13년 3억 3000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구단들의 돈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로 악명을 날렸다.

보라스는 박찬호에게 5년 6500만 달러, 추신수(텍사스)에겐 7년 1억 3000만 달러를 안겨주었다. 보라스는 올 겨울 류현진(32·LA 다저스)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등 빅 3투수와 댈러스 카이클, 니콜라스 카스텔라노스, 마이크 무스타카스, 앤소니 랜든 등 7명의 거물 FA 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에 맞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12일부터 3일간 애리조나 주 스캇데일에서 윈터미팅을 갖고 있다. 승자는 누가 될까. 블리처 리포트는 각 구단들이 보라스의 거물 FA 고객 7명 가운데 누구를 데려가든 거액의 수표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어는 아무래도 게릿 콜이 될 듯. MLB 트레이드 루머스에 따르면 올 시즌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콜은 7년 2억 4200만 달러나 8년 2억 5600만 달러 선에서 사인할 것으로 보인다. 콜의 몸값은 현재 투수 최고액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의 7년 2억 1700만 달러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콜 다음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차례. 계약기간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겠지만 그의 손에는 5년 1억 5000만 달러에서 6년 1억 8000만 달러짜리 수표가 건네질 예상이다. 타자인 렌든의 경우 최대 7년 2억 3500만 달러가 점쳐진다.

그리곤 류현진 차례. 아쉽게도 블리처 리포트는 류현진의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평균자책점(2.32)에도 불구하고 부상 경력이 대형 계약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올 해 4경기를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내용을 보인 만큼 보라스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겨울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했기 때문에 신인 지명권 양도 없이 움직일 수 있다.

원한다고 다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점은 선수나 구단이나 마찬가지다. 부자 구단들은 사치세의 벽에 막혀 있다. 가난한 구단들은 지갑이 얄팍하다. 다저스와 양키스 레드삭스, 컵스 등은 대형 계약에 몸을 사리고 있다. 미네소타나 오클랜드, 탬파베이는 애초 FA 시장을 넘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올 겨울 FA 시장의 열기가 식을 염려는 없다.
워싱턴,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LA 에인절스, 텍사스, 샌프란시스코 같은 구단의 잔고는 넉넉하다.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지갑을 열 수 있다.
겨울이 지나면 보라스는 더 큰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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