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증여 뒤 고가주택
취득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어
미취학 아동·전업주부 등 조사
취득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어
미취학 아동·전업주부 등 조사
노정석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지역 고가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정당하게 세금을 신고·납부하고 있는지 검증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세청의 사정권에 들어간 것은 우선 부모 등으로부터 현금을 편법증여받거나 사업소득 탈루, 또는 사업체 자금을 유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혐의자다.
한국감정원의 올해 1~9월 서울지역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을 보면 30대(28.3%)와 40대(28.0%)가 가장 많았다. 국세청은 이 가운데 정상적이지 않은 자금출처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대상 가운데 30세 이하는 165명으로 파악됐다.
노 국장은 "30대 이하는 대다수가 사회초년생이기 때문에 자산형성 초기인 경우가 많지만 취득자금이 불명확한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면서 "부모 등 직계존속이 자녀에게 증여한 금액이 10년간 증여재산 공제한도액 5000만원을 초과하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라고 말했다.
고액 전세입자는 전세금을 증여한 뒤 향후 고가주택을 취득하는 자금원천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이다. 실제 9억원 이상 전세거래 비중은 2015년 0.49%에서 지난해 1.13%까지 늘었다.
주택·상가 등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실거래가로 작성하지 않고 거래 당사자끼리 담합해 업·다운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도 포착됐다. 이처럼 이중계약서를 작성할 경우 양도자와 양수자 모두 1가구1주택자라도 비과세와 감면이 배제된다.
개발호재지역 주변 땅을 헐값에 사서 개발이 되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해 고가에 팔아넘기는 기획부동산 업체도 세무검증 대상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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