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학가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양대에서도 대자보 부착을 두고 충돌이 발생했다.
13일 한양대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께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내 인문대학 1층 로비 벽면에 마련된 '레넌 벽' 위엔 '홍콩인들은 민주주의와 정의,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란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를 본 중국인 유학생들은 오후 3시께부터 대자보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너희가 중국어와 홍콩어를 할 줄 모르면 이런(대자보) 내용을 말할 자격이 없다",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라"라고 하는 등 오성홍기를 붙이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한양대 학생 10여명과 중국인 유학생 50여명이 몰리면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유학생들 중 일부는 "너희들은 우리가 북한과 남한 문제, 일본 문제에 대해 이런 글을 써서 붙여도 괜찮냐"고 따지자 이에 한 한양대 학생이 "그래도 괜찮다"고 대응했다. 이에 유학생들은 대자보에 '독도는 일본땅', '김정은 만세' 등의 문구를 붙였다.
대치를 이어가던 이들은 한양대 인문대 소속 경비원이 갈등을 중재하면서 오후 6시쯤 서로의 포스트잇은 건드리지 않기로 합의한 후 해산했다.
한편 지난 12일 고려대에서도 중국인 유학생 10여 명이 자신들 주장을 담은 대자보를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위에 덧붙이려다 한국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서울대에 설치된 레넌벽에도 중국인 유학생들의 시위 비판 메모가 붙었고, 연세대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 무단 철거가 반복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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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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