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0년 100주년을 맞이하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최근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79)가 예정대로 참여하는 것으로 밝혀져 여론의 반응이 주목된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헬가 래블-스타들러 회장이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도밍고는 2년 전 페스티벌 기간 중인 2020년 8월 16일과 19일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무대에 서기로 했다.
앞서 도밍고는 지난 8월·9월 여성 음악가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페라단 총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국 내 모든 공연도 취소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도밍고의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래블-스타들러 회장은 "현재 달라지는 사실이 없다면 도밍고의 공연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조성진, 2021년에 함께 하고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세계 80여 개국에서 관람객 20만~30만명이 모이는 유럽 3대 음악 축제 중 하나로,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독일, 스위스 관객이 가장 많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인이 즐겨 찾는다.
1920년 8월 22일 호프만 슈탈의 작품 '예더만' 연주를 시작으로 지금껏 이어져온 축제로, 매년 여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 성악가들이 이곳에 모인다.
최근 내한한 래블-스타들러 회장은 "1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통합하기 위해 유럽의 심장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잘츠부르크에서 시작된 축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오페라의 박물관이 되기보다는, 음악적으로 아주 특별한 무엇의 진앙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별 아티스트를 섭외해 한자리에 모으는 것도 중요하나, 그들이 팀을 이뤄 관객들에게 무엇을 선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유명 연주자들이 무려 팀을 이뤄 6주간 연습해 새로운 해석의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는 점이 우리 페스티벌의 특별함이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 그것이 페스티벌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부연했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축제 참석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래블-스타들러 회장은 “훌륭한 피아니스트라 매년 모시고 싶다”라며 “2018년 조성진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올해 오프닝 무대에 설수 있는지 논의했다. 2021년에는 프로그램 내 조성진의 공연을 넣고자 한다”고 밝혔다.
2020년 페스티벌은 7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44일간 15개 공연장에서 222개의 오페라, 연극, 콘서트를 선보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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